옛날부터/전해오는/쓸쓸한/이 말이
가슴 속에/그립게도/끝없이/떠오른다
구름 걷힌/하늘아래/고요한/라인강
저녁 빛이/찬란하다/로렐라이/언덕


독일 가곡 ‘로렐라이’ - F.질허

중학교 음악교과서에도 실려 우리에게 친숙한 로렐라이 언덕.

라인강을 지나는 뱃사람들이 요정의 아름다운 노랫소리에 홀려 넋을 잃고 바라보는 사이 배는 암초에 부딪쳐 난파한다는 설화로도 유명하다.

독일 장크트 고아르하우젠 옆 라인강 오른쪽 기슭에 솟아 있는 높이 133m의 이 바위는 2002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인 라인강 중북부 계곡에 속해있다.

세계적인 관광명소인 로렐라이 언덕의 바위 인근에 다리를 건설하려는 독일 주정부와 정계의 계획이 알려지자 문화유산보호단체 등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온라인판은 14일 “라인강을 사이에 두고 갈라진 두 도시 장크트 고아르(St. Goar)와 장크트 고아르하우젠(St. Goarhousen)을 연결하는 교량 건설계획 공모에 지난달 당선된 헤네건 펭 건축소의 출품작을 당선작으로 확정짓고 지난 12일 시상식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슈피겔은 "차량 운행거리 단축을 위한 두 도시 간의 교량 건설은 독일 라인랜드 주의회의 숙원이었다"고 전했다.

건축소 측은 공사비 4000만 유로가 투입될 예정인 이 다리가 “근처의 경관에 어우러지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이 건축소 소속 건축가 신푸 펭은 “우리의 디자인은 다리가 눈에 잘 보이지 않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출품작 당선 당시 말했다.

그러나 유네스코(UNESCO,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의 자문기관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미하헬 펠체트 독일지부장은 즉각적인 성명을 통해 이 같은 계획을 비난했다.

펠체트 지부장은 “다리가 건설될 경우 이미 교통량 증가에 시달리고 있는 이 지역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교량 건설 계획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의 지위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네스코 위원회는 6월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라인강 유역의 교량 건설 계획이 세계문화유산의 지위를 위협하는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유네스코는 홈페이지를 통해 라인강 중북부 계곡을 “역사와 전설이 깃들어 있다” 며 “ 몇 세기동안 작가와 예술가, 작곡가들에 강한 영향을 준 곳”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지역을 배경으로 한 유명 오페라로는 리차드 바그너의 1876년 작 ‘니벨룽겐의 반지’ 등이 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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