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가톨릭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11일(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지역을 방문한다.

지난 8일부터 중동지역을 순방 중인 베네딕토 16세는 이날 요르단 암만에서 비행기로 30분 거리인 이스라엘 예루살렘을 방문해 야드 바셈 홀로코스트 기념관 등을 둘러본다. 13일에는 예수 탄생지인 팔레스타인 서안 지역의 베들레헴에서 옥외미사를 집전할 예정이다.

교황이 방문할 예정인 베들레헴은 그리스도교도의 성지이며, 1967년 이스라엘이 점령했으나 1995년 12월 팔레스타인으로 반환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이 지역을 방문해 가톨릭의 평화 구축을 위한 헌신을 반복해서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바티칸 성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뿌리 깊은 분쟁을 해소할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해왔다. 로이터는 이날 “교황이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대통령, 지역 내 유대교 및 무슬림 종교 지도자들과 대담을 가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올해 초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를 부인하는 발언을 했던 4명의 주교를 복권시킨 후 유대교와 갈등을 빚었다. 그러나 지난 2월 교황청에서 미국 내 유대인 지도자들과 만나 “홀로코스트의 의미를 평가절하하거나 부인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혀 유대교와의 갈등을 봉합했다.

한편 이스라엘 경찰은 교황 방문에 대비해 “지난 2000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방문 이래 최대 수준의 경호작전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약 3만 명의 경찰이 투입될 예정이며 교황이 가는 곳마다 헬리콥터가 따라붙는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