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신차 구입이 급격히 줄어든 반면 고급 중고차 매매는 크게 늘고 있다고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20일 전했다.

뉴스위크는 미국 자동차 딜러들이 중고차 선호 현상을 틈타 1년 가량된 고급 중고차를 추가 비용 한 푼 받지 않고 신차로 바꿔주는 `공짜 교환' 마케팅을 도입, 소비자들을 유인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미시간주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는 케이시 로버츠는 최근 1년간 1만4천마일(2만2천400㎞ 상당) 가량을 몰아온 자신의 중고차를 똑같은 모델과 색상의 신차로 그냥 바꿔주겠다는 제안을 차딜러로부터 받게 됐다.

차딜러는 요즈음 로버츠가 소유한 종류의 고급 중고차를 찾는 고객들이 많은데 구하기가 힘들다며 똑같은 신차로 같은 가격에 넘기겠다고 제안했고 로버츠는 내심 흡족한 맘으로 1년만에 신차를 갖게 됐다.

미국 시장에서는 심각한 경기 침체의 와중에 신차 수요는 지난 몇 달 간 급격히 줄었고 중고차 수요는 지난달의 경우 전년 대비 10% 가량 급증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의 경우 2년 내지 3년 가량 신차를 몬 뒤 중고차를 매물로 내놓고 중고차 가격 만큼을 제외한 나머지 돈을 지불한 뒤 신차를 구입하는 이른바 `트레이드 인'(TRADE-IN) 방식이 많이 통용돼 왔다.

최근 들어선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2-3년 가량 몰다 중고차를 내놓고 신차를 사는 소비자들은 거의 사라졌고 대부분 끝까지 몰다 `고물' 상태에 가까이 이르면 중고차 시장에 내놓는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차딜러들은 소비자들이 주로 구입을 문의하는 `괜찮은' 중고차를 구하기가 점점 힘들어지자 재고가 쌓여가는 신차를 처분하는 동시에 중고차를 매입하기 위한 아이디어로 `공짜 교환' 마케팅에 돌입한 것이다.

미 실리콘밸리에서 도요타 승용차를 취급하는 한 딜러숍은 최근 고급 중고차를 구입하는 일을 전담하는 직원 3명을 뒀으며 이들은 가정과 직장을 직접 방문,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중고차 구매에 나서고 있다.

도요타 딜러숍 관계자는 "중고차 구매에 직접 나선 결과 한 달에 적게는 15대, 많게는 30대 가량 중고차를 확보하고 있다"며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도 중고차를 집중 구입하고 있으며 일단 중고차를 내놓게 되면 대부분 2주 이내에 팔린다"고 말했다.

도요타는 지난해 신차 판매량이 5만대 가량 줄었으나 중고차 판매량은 지난달 4천대 가량 늘면서 1월 한 달 실적으로는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