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큰 한 주가 될 전망이다. 7000억달러 규모 구제금융 방안의 실효성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데다 신용경색으로 금융권 간 자금흐름이 중단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자신감을 상실했고,구제금융 지원효과를 두고도 이런저런 논란이 이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긴급하게 낮출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각종 경제 지표들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상황에서 투자 심리가 살아나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월가 투자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엘리엇 스파 스티펠니컬러스 옵션 전략가는 "미 의회에서 구제금융안이 붕괴되면 주가는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그러나 경기 악화의 각종 징후와 하반기 기업들 실적 발표가 시작되면 주가는 다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불확실성 증폭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이어지고 위험 자산 투자를 꺼리는 현상이 빚어질 경우 지난주에 이어 매매를 자제하면서 관망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휴 존슨 존슨 일링턴 어드바이저스 회장은 "거래 위축은 경기 침체기에 동반되는 전형적 약세장의 모습"이라며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다소 막을 수 있을 뿐이지 근본적인 개선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JP모건체이스의 워싱턴뮤추얼 인수에 이어 와코비아 은행이 웰스파고,씨티그룹,스페인의 산탄데르 은행 등과 합병을 위한 초기 협상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나돌면서 다른 금융사의 파산 우려도 계속 투자심리를 짓누를 수 있다.

증시에 영향을 미칠 주요 경제지표로는 내달 3일 발표되는 9월 실업률을 꼽을 수 있다. 지난주 노동부가 발표한 신규 실업급여 신청자수가 49만3000명으로,7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한 만큼 9월 실업률도 높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 8월 실업률은 6.1%를 기록했다. 실업자가 늘면 수요가 감소해 미국 경제는 더욱 수렁에 빠질 수 있다.

소비와 관련된 지표로는 민간 조사그룹인 컨퍼런스보드가 30일 발표되는 소비자신뢰지수를 챙겨봐야 한다. 1일 발표되는 9월 미국 자동차 판매도 메이커들의 적극적 판매 공세에도 불구,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