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길연 북한 외무성 부상은 27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인권 옹호의 구실 밑에 감행되는 주권국가들에 대한 침략과 내정간섭은 철저히 배격해야 한다"며 "자주적인 나라들을 무력으로 침략하고 무고한 민간인 살육을 자행하는 미국이야말로 세계 평화의 파괴자,인권 유린의 왕초"라고 몰아붙였다.

박 부상은 핵신고와 관련,핵신고서 제출 등 6자 합의에 따른 의무를 이행해왔지만 "미국은 합의에도 없는 국제적 기준의 사찰과 같은 부당한 요구들을 들고 나오면서 인위적 난관을 조성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테러지원국이 아니라는 것을 공식 선언하고도 검증 문제를 이유로 명단 삭제를 연기한 것은 그 명단이라는 게 테러와 관련된 명단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자인한 것"이라며 "미국이 합의 사항을 어긴 상황에서 부득불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대응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북남 관계가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부정하는 정권이 출현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면서 "역사적 북남 선언들이 남조선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무시당하는 것은 결코 허용될 수 없는 일"이라고 우리 정부를 겨냥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