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홍수,해수 범람,생물 멸종,폭염,전염병….' 유엔 산하기관인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가 곧 발표할 지구온난화 피해 보고는 지구촌이 온난화로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재앙'을 모두 담고 있다.

그러나 피해 지역을 보면 아이러니컬한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한 선진국들 일부는 온난화 '혜택'을 보는 반면 배출 책임이 별로 없는 가난한 지역 빈곤층들이 가장 많은 피해를 본다는 점이다.

IPCC는 지구 온난화 피해가 경제 규모에 따라 다를 것으로 분석했다.

북부 지역 선진국의 경우 경제적 피해 정도가 국내총생산(GDP)의 10% 이내에 머무는 반면 빈국들은 GDP의 25%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2030년 87억~93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구 인구 중 주로 빈민층 20억명이 범람 산사태 등의 피해에 노출될 것으로 전망됐다.

아시아는 피해 규모가 어느 지역보다 클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남부와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등의 강에 물을 공급하는 히말라야 만년설은 지구 온도가 섭씨 3도 오르면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아시아 만년설도 현재의 온난화가 계속될 경우 5분의 4가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북극 빙하와 고산 만년설이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세계 전체적으로 연안지역 범람 피해자가 매년 200만~700만명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중 75%가 아시아지역 주민들이다.

양쯔강,황허,주장(珠江)삼각주 등 중국의 주요 경제지역 역시 범람 피해를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남아시아에서는 해수 온도가 오르면서 콜레라와 같은 전염병이 더 자주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기온 상승으로 인한 모기 서식 지역이 넓어지면서 말라리아 발병 역시 확산될 전망이다.

반면 북아메리카 북유럽 러시아 등 한대 기후에 속한 지역들은 지구 온난화로 곡물 생산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북극 지역의 빙하가 사라지면서 석유 등 지하자원 채굴이 쉬워지는 '혜택'도 예상된다.

하지만 이들 혜택 지역 역시 도시 거주민들의 경우 기온 상승으로 철로가 변형되고 상수도 및 에너지 시스템에 혼란이 오는 등 피해가 예상된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전했다.

신문은 특히 온난화 재앙으로 인해 난민들이 피해가 덜한 지역으로 대거 몰려들 가능성을 감안,부유한 국가들이 지구 온난화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우덕 기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