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하는 외국계 기업들이 중국공산당 전.현직 고위간부의 자제들을 대거 경영진이나 자문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메릴린치증권은 최근 자오쯔양(趙紫陽) 전 총서기의 며느리 런커잉(任克英)을 중국투자은행 사장에 임명,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 중국내 투자은행 업무를 맡겼다고 홍콩 언론이 7일 보도했다.

메릴린치는 중국과 홍콩에 광범위한 인맥을 갖고 있는 런커잉을 중국시장 개척의 선봉으로 삼을 계획이다.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런커잉 뿐 아니라 상당수 전직 고관의 자녀, 친척을 대거 투자자문역으로 초빙하고 있다.

한때 중국 경제를 쥐락펴락했던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의 아들 주윈라이(朱雲來)는 크레딧스위스퍼스트보스톤(CSFB)에서 모건스탠리, 중국 국제금융 등으로 옮겨다니며 큰손 행세를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세계 최대규모의 IPO로 관심을 모은 중국 공상은행 상장도 그의 작품이다.

리루이환(李瑞環) 전 전국정협 주석의 아들 리전즈(李振智)도 크레디 스위스에서 아시아 담당 회장으로 승진한 뒤 2005년 사모펀드업에 투신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자녀들도 각각 부친의 배경을 이용해 이권과 `자리'를 챙겼다.

아들 후하이펑(胡海峰)이 경영하는 IT기업인 누크테크(威視)는 지난달말 정부로부터 중국 모든 공항에 설치될 액체 폭발물 검색 스캐너 공급 계약을 따냈다.

직장이 없었던 딸 후하이칭(胡海淸)은 5억위안의 자산으로 중국 IT업계 34위의 부호인 마오다오린(茅道臨) 전 시나(新浪) 최고경영자(CEO)와 결혼하는 것으로 `이권'을 대신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아들 원윈쑹(溫雲松)도 핑안(平安)보험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이권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딸 원루춘(溫如春) 역시 미국에서 금융회사 업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