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와 고용 불안 때문에 미국인들 사이에 '휴가 단축 증후군'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 보도했다.

다른 선진국 국민들에 비해 짧은 휴가를 보내는 미국인들이 휴가 일정을 더욱 줄이거나 아예 휴가를 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민간 조사단체인 컨퍼런스보드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0%가 향후 6개월 내에 휴가를 갈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이는 컨퍼런스보드가 지난 28년간 실시한 조사에서 가장 높은 수치이다.

또 갤럽이 지난 5월 미국 성인남녀 1003명을 상대로 전화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43%가 올 여름 휴가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민간 기업에서 일하는 미국 근로자의 25%가 유급휴가를 가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NYT는 고유가로 휘발유 평균 가격이 갤런당 3달러에 달해 휴가 비용 부담이 커진 것을 휴가 단축 증후군의 원인으로 꼽았다.

또 고용 불안이 확산되면서 휴가보다는 업무 챙기기 현상이 두드러진 것도 미국인들의 휴가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자동차협회(AAA) 대변인 마이크 피나는 "최소한 2주일간의 휴가를 내서 멀리 떠나던 것은 이제 과거의 일이 됐다"며 "근로자들이 직장에서 벗어나 있는 것을 두려워하는 때가 됐다"고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