姜權錫 < 중소기업은행장 kskang1@kiupbank.co.kr >

사람들은 거의 예외 없이 편안함과 안락함,휴식을 즐긴다.

어느 정도의 수준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위험을 수반하는 변화를 꺼리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30여년 넘게 공직에 몸담았던 필자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서정쇄신'이다 '사회정화'다 '세계화'다 하며 상부로부터 하달되는 새로운 국정지표에 거부감을 가지기도 했고 말단 공무원들만 괴롭게 한다며 귀찮아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상사의 지시를 받아 움직이는 스태프의 위치를 떠나 CEO가 되고 보니 조직을 이끌어 가는데 있어 '변화와 혁신'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변화는 더이상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전략이기 때문이다.

지난 월드컵 경기 때 멋진 플레이를 펼친 선수들 못지않게 인기를 누렸던 한 TV 해설자의 말이 떠오른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면 "우리 선수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어요.

빈 공간을 찾아 움직여 주어야죠! 전술의 변화가 없어요"라고 하며 선수들의 '움직임'과 '변화'를 주문한다.

맞는 말이다.

제자리에 서서 그저 공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선수를 가지고 승리를 이끌어 낼 수는 없는 것이다.

사각의 링에서 승부를 가르는 권투선수도 경기가 끝날 때까지 잠시도 쉬지 않고 링 곳곳을 누비며 움직여야만 상대방의 날카로운 펀치를 피할 수 있다.

생사(生死)를 가르는 전쟁터에서 병사가 한 곳에 계속 머물러 있다면 반드시 적의 조준사격 대상이 될 것이다.

총알이 빗발치는 전선에서도 계속해서 움직여야만 살아날 수 있다.

기업도 다를 것이 없다.

정체돼 있는 조직,변화를 거부하고 혁신을 회피하는 조직은 이미 발전의 대열에 참여하기를 거부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변화와 혁신이 없는 조직이나 개인은 정글과 같은 시장에서 무방비로 노출된 사냥감과 같다.

정체는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후퇴를 의미하며 그 결과는 시장으로부터의 퇴출로 직결된다.

필자는 기업은행장으로 부임한 첫 해부터 '청년 기업은행'이 되자며 열정,창의,도전의 'Young IBK' 운동을 펼쳐나갔다.

조직의 변화와 혁신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에서 출발하고 그러한 아이디어는 조직과 업무에 대한 열정이 있어야 가능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기 위한 겁 없는 도전으로 변화와 혁신의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처음에는 '청년'이라는 말에 혹시 인력구조조정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오해와 의혹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강한 의지와 풍부한 상상력,그리고 불타는 열정을 가진 이는 나이를 막론하고 청년이라고 시인 새뮤얼 울만이 노래하지 않았던가? 나이와 관계없이 '열정''창의''도전' 정신만 있다면 모두가 청년인 것이다.

노령화 사회를 걱정하는 우리사회도 이러한 청년들로 가득 찬 모습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