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대통령이 미국의 역대 재임 대통령으로는 한국전을 치렀던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에 이어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 의원들의 '부시 버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보수 논객인 로버트 노박이 주장했다. 노박은 20일자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한 '부시 버리기'란 제하의 칼럼을 통해 부시 대통령이 최근 예산의 일부 항목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대통령 거부권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대해 공화당의 14선 하원 의원인 제리 루이스(캘리포니아) 세출위원장이 "대통령은 왔다 가는 것"이라며 반대의 뜻을 밝힌 점을 거론했다. 그는 "루이스 의원의 반대가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지는 않았지만, 마치 말없는 신호에 응답이라고 하듯 유사한 도전적 행동이 의회 곳곳에서 동시에 분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5일 부시 대통령이 의료보장 처방약에 대한 연방정부 보조금 신청 마감일이 5월15일로 잡힌 것을 연기하길 거부한지 두시간만에 상원이 76대22로 연기를 결정한 것과 같은 날 하원 국제 관계위원회가 부시 대통령의 반대에도 불구, 37대3으로 부시 대통령이 대이란 제재 조치를 가하도록 표결한 것 등을 들었다. 노박은 트루먼 전대통령이 의회에 의해 '박살'날 때도 상원 의원들을 요트로 불러 포커를 즐겼던 것과는 달리 부시 대통령은 여유 시간에 의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 하지 않고 공화당 모금 행사에 참석하거나, 의회와도 협의없이 불쑥 1848년 헝가리 혁명을 기념하는 '헝가리의 날'(3월15일) 행사에 참석, 엉뚱하게 1956년 소련에 항거했던 헝가리 사태 얘기를 꺼냈다고 전했다. 노박은 지난 1952년 한국전의 교착으로 트루먼 전 대통령의 인기가 하락했을 당시 20년 이상 권력을 장악했던 민주당 의원들은 트루먼과 자신들을 분리, 살아 남으려 했지만 그해 11월 선거에서 공화당에 참패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이는 공화당 의원들이 그들의 대통령을 버리는데 대한 본보기가 될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트루먼 전대통령은 사상 최저인 23%의 지지율을 기록한 바 있으며 부시 대통령은 최근 조사에서 36%의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