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고등법원은 4일 천수이볜(陳水扁)총통과 뤼슈롄(呂秀蓮) 부총통을 상대로 야당이 제기한 당선무효 소송과 관련,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우징위앤(吳景源) 고등법원 판사 등 3인 합의재판부는 "원고가 투개표 부정행위와 천 총통의 총격 사건 조작이 선거에 영향을 가져왔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입증할 만한 명확한 증거가 없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법원은 "지난 5월 대만 전국 21개 지방법원에서 진행한 투표용지 재검표 작업결과 양 후보간의 표차가 당초 2만9천518표에서 2만5천563표로 줄어 일부 표에 문제가있음이 확실한 것으로 드러났으나 당선무효 요건을 충족시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천 총통의 총격 사건 조작 주장에 대해 법원은 "감식 전문가 리창위(李昌鈺) 박사와 대만 국가안전국의 감식 결과, 천 총통이 유세 현장에서 총격을 당한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대만 제1야당 롄잔(連戰) 국민당 주석은 '대만 사법의 가장 어두운 날'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민진당 정부의 사법 개입을 비난한 후 상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당은 지난 3월 총통 선거 당시 롄잔 후보가 천 총통에게 2만9천여표(0.22% 포인트) 차로 패한 뒤 투개표 부정 행위와 천 총통이 선거 전날 복부에 입은 의문의피격 사건이 선거에 영향을 가져왔다며 당선 및 선거 무효 소송을 냈었다. 이날 오전부터 법원 주변에 모여있던 여야 지지자 1천여명은 법원의 판결이 내려지자 환호성과 욕설을 터뜨렸으나 별다른 충돌 없이 해산했다. (타이베이=연합뉴스) 필수연 통신원 abbey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