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을 공화당 대선후보로공식 지명할 전당대회가 보안당국의 삼엄한 테러 차단 경비와 반(反)전.반(反) 부시시위 속에 30일 맨해튼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개막돼 4일간의 일정에 들어간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존 케리 후보에 뒤지던 부시 대통령이 최근 근소한차이로 나마 앞서 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9.11 테러의 현장 뉴욕에서 `테러와의전쟁' 노력을 부각시키려는 부시 대통령의 전략이 일단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개막 전날 맨해튼 일대에 20여만명(로이터통신 추산, 주최측 25만여명추산)이 집결, "전쟁 반대" "부시 낙선" 등의 구호를 외치며 평화행진을 벌이는 등공화당 전당대회를 겨냥한 각종 반전, 반부시 시위가 계속되고 있어 이에 대한 여론의 반응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민족의 용기'가 주제인 개막 첫날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루돌프 줄리아니 전뉴욕시장과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나서 부시 대통령의 대(對) 테러전 의지와 국가안보정책을 강조할 예정이다.

이번 전당대회로 대선고지를 선점하려는 부시 대통령은 이날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존 케리 후보의 베트남전 참전은 내가 전투기 조종사로 근무했던 것 보다더 영웅적이었다"고 베트남전 논란의 마무리를 시도했다.

러닝메이트로 내정된 딕 체니 부통령도 뉴욕에 도착, "부시 대통령은 이 시대우리가 필요로 하는 바로 그 지도자"라면서 "우리는 앞으로 4년동안도 그를 필요로한다"고 부시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앞서 정의평화연합(UPJ)는 29일 20여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맨해튼 유니온스퀘어 파크에서 대규모 집회를 갖고 전당대회장 인근을 평화행진, 이라크전 중단과부시 대통령 낙선 등을 촉구했다.

집회에서 UPJ는 "다수는 전쟁을 반대한다"면서 "이제 이 나라를 우리의 손에 돌려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1마일 가량 길게 늘어진 이날 시위는 평화적으로 진행됐으나 일부 질서문란 행위자 등 50명 이상이 체포됐다.

이에 따라 지난주말 이후 반전.반부시 집회로 경찰에 연행된 시위대는 모두 4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대 이틀째인 31일에는 부시 대통령 부인 로라 부시 여사와 아널드 슈워제네거캘리포니아 주지사가 각각 연설하고 9월 1일에는 딕 체니 부통령이 러닝메이트로 공식 지명돼 부시 행정부의 지난 업적을 설명할 예정이다.

부시 대통령은 9월 2일 후보로 지명돼 수락연설을 통해 집권2기 국정청사진을제시할 예정이다.

한편, 시사주간 타임이 지난 24∼26일 유권자 1천207명을 대상으로 전화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대선이 당장 실시될 경우 부시 대통령에게 표를 주겠다고 밝힌 응답자 비율은 46%로, 케리 후보를 찍겠다는 비율(44%) 보다 2%포인트 높았다.

앞서 28일 발표된 월스트리트 저널/NBC 조사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45%의 지지를얻은 케리 후보를 2% 포인트 앞섰고, 유에스에이투데이/CNN/갤럽 공동조사에서도 부시 대통령과 케리 후보의 지지율이 각각 50%대 47%(등록유권자 한정 조사에선 48%대47%)로 나타났다.

(뉴욕=연합뉴스) 이래운 특파원 lr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