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본산지인 미국이 빠른 정보와 쌍방향 의사 전달을 최대 장점으로 하고 있는 인터넷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선거 운동에 활용함으로써 선거 혁명의 길을 열고 있다.

올해 민주당 예비선거에 나섰던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의 선거운동 책임자였던 조우 트리피는 미국 선거 사상 최초로 인터넷 모금 운동의 선례를 세운 장본인으로 자신의 경험담을 담은 책 '혁명은 TV로는 이뤄지지 않는다: 민주주의, 인터넷,모든 것의 전복'을 지난주 펴냈다.

트로피는 7차례나 대선 캠프에서 뛴 경험을 갖고 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불과10만 달러의 선거 자금과 4백32명의 지지자들을 기반으로 예비선거에 나섰던 딘 전주지사가 인터넷 선거 운동을 통해 64만명의 지지자를 결집시키고 5천만 달러 이상을 모은 과정을 적고 있다.

트리피는 특히 TV에 묶인 정치를 해방시켜 인터넷을 통해 사회 구성원에게 되돌려줌으로써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가 이뤄지고 있음을 증언했다.

그는 지난 15일 CNNF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유권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들이행사하는 투표가 민주주의에 매우 중요하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인터넷은 이를 가능케 해줌으로써 정치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바꿔나갈 것"이라고단언했다.

그는 "인터넷이 흑색 선전 등 부작용을 낳지 않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지난 1805년 존 아담스가 토머스 제퍼슨과 대선에서 겨뤘을 당시, 제퍼슨이 죽었다고 헛소문을 내는 바람에 제퍼슨이 자신이 살아있다고 맞소문을 낼 수 밖에 없었던 일화를소개하면서 "미국 정부 수립 초기에도 그같은 흑색 선전 문제가 있었으며 이는 현대도 마찬가지이나 오히려 인터넷의 힘은 보다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예로 그는 "일반 기업들이 이제는 자신들의 제품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인터넷을 통해 소비자들의 힘을 강화할 필요를 느끼고 있다" 면서 "이제 인터넷은 제4부의 권력"이라고 말했다.

앞서 딘 전 주지사는 트리피의 도움으로 제작한 블로그 '아메리카 닷컴' 웹사이트를 통해서만 700여만 달러를 모금,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딘 전 주지사는 그후 예비선거 패배를 떨치고 케리 의원을 위한 인터넷 모금 운동을 주도했으며, 최근 비즈니스위크 온라인과의 인터뷰에서 "인터넷을 이용함으로써 주류 미디어의 영향에서 벗어나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이룰 수 있다" 면서 "인터넷의 위력은 단순히 모금 이상의 것이며 그곳에는 진정한 공동체가 있다"고 역설했다.

케리 의원은 지난 3~5월 인터넷을 통해 4천400만 달러를 모금했으며, 이는 정식후원회(PAC)가 같은 기간 모금한 500만 달러의 9배나 달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