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2일 중국에독일의 플루토늄 제조시설을 판매하는 일과 유럽연합(EU)의 대중국 무기 금수 조치해제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를 방문 중인 슈뢰더 총리는 원자바오 중국 총리로부터 독일 프랑크푸르트인근 하나우에 소재한 핵발전 원료 제조시설을 팔라는 요청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공영 ARD 방송에 따르면 슈뢰더 총리는 연립 정부 내의 녹색당 및 관계 부처와상의해 매각 여부를 결정하겠다면서도 "현재로서는 매각에 반대하는 사람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멘스 소유의 하나우 공장은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가공해 핵연료 MOX를 연간 1백20t 생산할 수 있으며, 군사적으로도 전용될 수 있는 시설이다. 슈뢰더 총리는 또 EU가 지난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대중국 무기수출을 금지해오고 있으나 이를 해제토록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슈뢰더 총리는 이미 대중 무기 수출 금지 철회 방안에 대해 프랑스와 협의한 바 있으며, 프랑스 측도 이에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다른 EU 회원국이나미국의 반응이 관건이라고 ARD는 전했다. 한편 일간 베를리너 차이퉁은 3일 자 호에서 라이너 바케 환경부 차관이 MOX 시설은 핵무기 제조용으로 전용될 수도 있음을 외무부에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환경부 대변인은 바케 차관이 하나우 MOX 공장 매각에 대해 경고한 일이전혀 없다고 반박하면서 차관은 외무부에 보낸 서한에서 "매각 결정은 외무부와 경제.노동부에 달려 있다"는 점만 밝혔다고 말했다. 슈뢰더 총리를 수행 중인 하인리히 폰 피러 지멘스 회장은 하나우 MOX 공장은 `단순한 기술적 설비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했으나 매각 가격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지멘스 측은 이 설비의 잔존가격을 약 5억유로로 평가하고 있으며 이미 작년 2월 연방 수출입허가청에 수출 적합 여부를 문의한 바 있다. 회사측 관계자는 현재 설비를 분해.포장해놓고 서류 까지 준비해 둔 상태여서매각이 결정되면 화물선에 싣기만 하면 된다고 밝혔다고 독일 언론은 전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