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 어려운 결단을 내려줬다. 시대가 바뀌었다는 것을 느꼈지만 앞으로도 수용할 것은 수용해주길 기대하고 싶다" 해외민주인사 한가위 고국방문단의 일원으로 귀국한 강종헌(52)씨는 19일 '전향적 공안정책'으로 과거와 달라진 한국 정부에 대한 감사와 함께 한국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도 표시했다. 75년 재일동포 유학생간첩단 사건으로 13년동안 옥살이를 한 뒤 일본에 머물다 13년만에 고국땅을 밟은 강씨는 이날 일본내 재일한국민족통일운동연합(한통련) 각지부 회원 12명과 함께 오전 11시50분 간사이발 대한항공 KE722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강씨는 "지난 75년 서울대 의대 본과 2학년 재학중 `재일동포유학생간첩단' 사건으로 기소돼 13년동안 옥살이했다"며 "89년 가족이 있는 일본으로 돌아갔고 90년 범민족대회 실무회담 차 잠시 방문한 뒤 더이상 한국땅을 밟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일본으로 건너간 89년부터 한국문제연구소를 운영하기 시작했다는 강씨는 이번 해외민주인사 방한과 관련, "시대가 바뀌고 있는데 해외민주인사의 방한을 무조건 규제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다"며 "새로운 시대에 걸맞게 바꿔보는 작업도 좋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통련의 이적단체 구성 혐의에 대해서는 재판에 계류중이고 민변변호사를 중심으로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잘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씨는 자신과 같은 사건으로 옥고를 치렀으나 이번 해외민주인사 고국방문단에는 불참한 이 철(55)씨에 대해서는 "이 철씨는 한통련 회원이 아니어서 참석하지 않았다"며 "이씨는 일본에서 의류관련 일을 하고 있는데, 정식 여권이 있어 이번 행사와는 상관없이 한국을 자유롭게 오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강씨는 "이번 방문 기간에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김대중 전 대통령과 임동원전 통일부 장관을 개인적으로 만나보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고향인 제주도에 가서 사촌형님 등을 만나고 싶지만 서울에 당시 재일동포유학생간첩단 사건과 관련한 인사나 친구들이 많기 때문에 계속 서울에 머물 것 같다"고 말했다. (영종도=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