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발생한 미국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폭발사고는 기술적 결함 외에도 무리한 일정과 예산 부족, 안전 프로그램의 미비 등 미항공우주국(NASA) 조직상의 문제에도 원인이 있던 것으로 26일 밝혀졌다. 컬럼비아호 사고조사위원회(CAIB)는 컬럼비아호 폭발과 관련, 지난 7개월간 이뤄진 광범위한 조사 내용을 담은 248페이지의 보고서를 이날 공개했다. CAIB는 이 보고서에서 컬럼비아호의 폭발은 이륙 직후 외부 연료탱크에서 떨어져나간 발포단열재 조각이 왕복선의 왼쪽 날개에 손상을 입혀 이 부분이 과열되면서발생했다고 결론 내렸다. CAIB는 그러나 NASA의 조직상의 위기와 미진한 관리감독으로 인해 이 같은 기술적인 결함을 조기에 발견해내지 못했다며 컬럼비아호 폭발에는 NASA의 안전불감증에도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CAIB는 NASA의 안전 의식은 지난 86년 챌린저호 폭발 사건 이래 조금도 개선되지 않았다며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이 같은 비극은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NASA의 관리자들이 왕복선 구조상의 일부 결함을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습관에 빠졌으며 이 같은 문제들이 재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무시하거나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보고서는 과거에도 발포단열재가 기체에 부딪히는 사례가 있었지만 NASA는 이같은 현상이 안전에 위험을 불러오지 않는 받아들일 만한 이상 현상으로 평가했다고전했다. 이 같은 안이한 태도는 NASA가 스파이 위성 사진 통해 컬럼비아호의 상태를파악하는 일에도 소홀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부정확한 결론을 내린 원인을 제공했다고보고서는 덧붙였다. 숀 오'키페 NASA 국장은 이날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보고서 내용에 대해 방어적일 필요가 없다"며 "개인적인 모욕으로 받아들이지 말도록 노력해 줄 것"을 NASA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오'키페 국장은 올 여름 조사위가 컬럼비아호 운항에 대한 결정 과정 중 기술적측면의 오류를 지적하고 있음을 지적, "정말 추한"내용이 보고서에 담길 수 있는 만큼 NASA 관계자들은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CAIB는 이외에도 지난 93년 이래 NASA의 구매력이 13%나 하락했다며 충분한 예산을 확보해주지 않은 의회와 백악관에 대해서도 일부 책임을 지적하는 한편 NASA의무리한 비행 일정도 이번 사고와 무관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16일 첫 이스라엘 우주인 1명과 여성 우주인 2명 등 미국우주인 6명을태우고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돼 각종 과학실험을 마친 뒤 2월 1일지구로 귀환하던 중 대기권에서 폭발, 7명의 우주 비행사가 전원사망했었다. (워싱턴 AP.AFP=연합뉴스)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