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악재'에 그칠 것이란 게 일반적 분석이다. 전쟁이 오래가고 아랍권국가들의 저항이 심할 경우 '충격이 크고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핵심변수는 유가향방이다. 프랑스 BNP파리바은행은 최근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면 유가가 배럴당 40달러대로 폭등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세계경제 성장률을 0.4%포인트 정도 끌어내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은 "한국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5달러 오르면 국내총생산(GDP)이 0.9% 줄어들 것"이라고 추산했다. 하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對)이라크 전쟁이 단기에 마무리돼 그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전쟁직후 유가는 일시 급등할 것이나 다시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한 지난 90년 유가는 배럴당 4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단기간에 끝나면서 유가는 즉각 20달러선으로 급락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신속히 마무리될 경우 불확실성 제거로 유가가 현재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세계경제의 불안요인이 해소되면서 소비심리도 점차 호전되는 등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는 분석도 있다. 이와 관련,전국경제인연합회는 6일 4·4분기 유가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라크 공격이 단기에 끝나고 공급물량이 늘어날 경우 배럴당 16∼18달러(두바이유 기준)로 안정되고 △이라크 공격이 유보되고 소규모 증산이 이뤄질 때는 24∼26달러 △이라크 전쟁이 장기화되거나 중동전역으로 확산되면 31∼33달러까지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동열·손희식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