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주와 콜로라도주의 대형 산불로 수십만㏊의 삼림과 수백채의 가옥이 불타고 수천명의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는 가운데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새로 산불이 나 고속도로가 폐쇄되고 정전사태가 빚어지는 등 미국 서부 일대가 대형 산불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애리조나주(州) 산림지대에서 지난 18일 발생한 산불은 26일에야 비로소 큰 불길이 잡혔으나 강풍과 벼락 등 새로운 악재가 나타나 낙관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서부지역에서 발생한 사상 최대의 산불중 하나가 휩쓴 16만4천㏊의 광대한 지역에서 이날 현재 불이 꺼진 곳은 5%에 불과하지만 더 이상 번지지는 않고 있어 소방관들은 산불의 기세를 좌우할 날씨의 변화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불로 인한 가옥 피해는 최소한 390채에 달하지만 지난 22일 이후 더 이상의 가옥 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불로 인한 엄청난 연기는 남서쪽으로 확산돼 400㎞ 이상 떨어진 텍사스주엘 파소에서도 보일 정도이다. 인구 7천700명의 쇼로우 마을은 대피한 주민들이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있으며 이동주택 단지에는 뒤틀린 쇳덩이로 변한 트레일러들과 껍데기만 남은 자동차들이 널려 있다. 쇼로우에서 13㎞ 떨어진 파인데일 에스테이트에서는 소방관들이 가옥 주변의 나무와 덤불, 현관의 나무계단까지 불도저로 걷어내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았다. 쇼로우 부근에서 지난 18일 발생한 첫번째 산불 원인은 현재까지 방화인지 실화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실화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21일의두번째 불은 조난당한 등산객이 구조 신호를 보내려다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콜로라도주 남부에서 발생한 산불은 뜨거운 날씨와 방향이 수시로 바뀌는 바람으로 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은 채 새로운 불길들이 건물들을 위협하고 있어 고속도로가 폐쇄되고 주민대피령을 더 넓은 지역으로 확산시켰다. 콜로라도주 두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은 지금까지 28만㏊를 휩쓸고 최소한 45채의 가옥을 전소시켰다. 덴버 남서부에서 최소한 133채의 가옥을 태워버린 5만4천800㏊ 넓이의 산불은 77%가 진화됐다. 한편 캘리포니아 남부 카혼 패스에서는 자동차에서 난 불이 바싹 마른 주변의풀숲에 옮겨붙으면서 삽시간에 600㏊ 넓이로 번져 로스앤젤레스와 라스베이거스를 잇는 15번 및 138번 고속도로가 폐쇄됐다. 이 지역에서는 변전소 시설이 과열되면서 정전사태를 빚기도 했다. (쇼로우 A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