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교황 요한 바오로 2세(82)가 30일 연례 성체축일 미사와 행진 행사를 단축함으로써 건강이 더욱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교황은 성(聖)요한 라테란 성당 앞에서 거행된 저녁 야외 미사를 집전하긴 했으나 실제로는 측근 보좌관들중 하나인 카밀로 루이니 추기경이 대부분의 의식을 대행했다. 교황은 미사가 끝난 뒤 꽃으로 장식되고 덮개가 있는 픽업 트럭 뒤에 타고 1km에 이르는 행진에 참가했다. 트럭 침대 옆에는 무릎 밑에 까는 방석과 의자가 갖추어져 있었다. 그러나 교황은 강론을 하는 동안 몸 상태가 좋아 보였으며 지난 수주중 어느 때보다도 목소리는 힘이 있었고 분명했다. 그는 행진중 한 소녀를 가까이 오라고 손짓했으며 이 소녀가 다가와 활짝 웃자키스를 해주었다. 교황은 최근 몇번이나 의식 행사를 단축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강론을 대독하도록 하거나 다른 사람들이 미사를 집전하는 동안 앉아 있기도 하고 무릎을 꿇고 기도하기도 했다. 교황은 무릎과 엉덩이 통증으로 걷고 일어서는데 불편을 겪고 있다. 또한 파킨슨 질병으로 말이 불분명하고 손이 떨리고 있다. (로마 AP=연합뉴스) h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