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위성을 이용해 전화통화, 팩스, e-메일등을 엿볼 수 있는 세계적 위성감청망 '에셸런(Echelon)'의 감청대상을 해저 광섬유케이블로까지 확대하는 계획에 착수했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18일 보도했다. 마이니치는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 기자이자 정보 전문가인 던컨 캠벨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세계적인 감청망이 우주에서 해저로까지 넓혀지는 시대가 도래하게 됐다고 밝혔다. 던컨은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5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알려진 에셸런의 실태를 1998년 유럽의회에 처음으로 보고, 거대권력에 의한 통신감청 의혹을 제기한 인물이다. 던컨은 에셸론을 통괄하는 미국안전보장국(NSA)이 신청한 광섬유 기술 특허자료에 대한 분석을 통해 미국의 해저 광섬유 감청계획을 확인하게 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NSA는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특별연구실을 설치해 광섬유 통신 감청기술에 대한 개발을 모색해 왔다. 미국이 해저 광섬유 케이블에 대한 감청계획에 나선 이유는 국제통신망을 견인했던 초단파 및 위성통신이 1990년대 후반 광섬유에 주도권을 넘겨주면서, 광섬유에대한 감청필요성이 급선무로 부상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 군관계자의 전언 등에 따르면 해저 감청작업을 수행하는 임무는 현재 건조중인 미 해군원자력 잠수함 `지미 카터'가 수행하게 된다. 감청은 해저 광섬유 케이블에 감청기기를 부착하는 방법으로 이뤄지게 된다. 이에 따라 미 해군은 당초의 설계를 변경, `지미 카터'의 꼬리부분에 잠수원들이 드나들 수 있는 출입문을 설치키로 했으며, 오는 2004년 건조를 마칠 계획이라는것. 현재 `지미 카터'의 선체개조 작업은 코네티컷주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기술개발비를 포함해 총액 24억달러가 계상되어 있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던컨은 `지미 카터'의 감청 표적을 태평양과 지중해의 광섬유망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즉 일본, 중국, 싱가포르를 잇는 태평양과 유럽-중동간 지중해 지역의 광섬유망이 감청대상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마이니치는 "광섬유 케이블이 위성과 비교해 엄청난 양의 정보를 실어나른다는점에서, 미국이 광섬유 감청에 성공하더라도 이같은 대량의 정보를 분석, 처리하는 일이 새로운 과제로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