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습이 계속되면서 지상군 투입이 언제쯤이나 이뤄지느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공습이 8일 이틀째 계속되면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심리전 강화도 병행됨에 따라 지상군 투입은 초읽기에 들어간 분위기이다. 탈레반에 대항하고있는 아프간 북부동맹의 전면 공격도 미국 지상전투요원의 투입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 성격이 짙어 지상군 투입은 빠르면 48시간내에 늦어도 내주께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지상군 투입시기=북부동맹의 압둘라 압둘라 `외무장관'은 "미국이 48시간내에지상작전을 시작할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과 북부동맹의 합동군사작전이 펼쳐지면 탈레반은 기껏해야 이틀정도밖에 저항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당초 9일 오스트리아를 방문할 예정이던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요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도 방문 계획을 각각 전격 취소, 아프간에 대한 모종의조치가 임박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탈레반에 정통한 파키스탄 언론도 "사흘안에 아프간 가는 길이 열린다"고 관측했다. 반면 워싱턴의 군사전문가들은 이날 미국이 특수부대를 다음주쯤 투입, 거점을확보한 뒤 9.11테러의 주모자로 지목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한 본격적인 추적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전문가는 이러한 분석의 배경으로 ▲아프간의 군사 시설이 워낙 빈약해 공습만으로는 만족스러운 전과를 올리기 힘들고 ▲폭설기가 시작되는 이달 하순 이후에는 작전에 어려움이 많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인의 전쟁 지지율이 떨어질 공산이 크다는 점 등을 제시했다.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안보 관련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아프간 전쟁은 걸프전과 같은 정규전과는 전혀 딴판"이라고 지적하고 "계절과 지형적인 요인 등으로 인해 미국이 시간을 끌 입장이 못된다"며 조기 지상군 투입을 점쳤다. 다른 정통한 전문가도 "일차 공습으로 아프간의 방공망이 파괴됐다고 판단되면곧 특수부대를 투입, 거점 확보에 나설 것"이라며 "교전이 벌어지면 미국도 많은 인명 피해를 감수해야 하므로 의심 지역에 대한 융단 폭격에 이어 특수부대가 빈 라덴수색 작전을 벌이고 다시 공습을 반복하는 식의 작전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은 빈 라덴과 그의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 분쇄에 주력하고 탈레반과의 싸움은 반군 세력인 북부동맹에게 맡길 공산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걸프전의 경우 지난 1990년 8월2일 이라크의 쿠웨이트 점령 후 나흘만에 미국이대규모 병력을 전진 배치하는 `사막의 방패' 작전에 들어갔으나 실제 공격이 개시된`사막의 폭풍' 작전은 5개월 반 가까이 지난 이듬해 1월17일이 D-데이였고 이후에도40일 가까이 폭격만 계속하다 2월24일에야 실제 지상군 투입이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지도부가 잇따라 장기전을 경고하고 있으나 테러 전쟁은 직접 피해자인 미국의 복수전으로 아랍국가간의 분쟁을 중재한 걸프전과는 성격부터 다르며 전쟁을 어떻게 수행하느냐가 부시 대통령의 정치 생명과직결되는 만큼 속전속결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오사마 빈 라덴과 탈레반 정권도 결사 항전을 외치고는 있으나 소련군의 10년 침공을 막아낸 무자헤딘과 달리 이번 전쟁은 종교적 성전으로 치장하기도어렵고 당시처럼 미국의 막대한 보급도 기대할 수 없는 고립무원의 처지여서 의외의단기전으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예상작전= 군사행동의 표적이 아프간 혹은 이슬람이 아닌 오사마 빈 라덴과테러망, 그를 비호하는 탈레반 정권으로 국한한 것과 걸맞게 심리전이 강화된다. 미국은 탈레반-아프간 주민 격리를 위해 폭격을 계속하면서 난민지원용 식량,구호물품과 함께 선전용 전단과 라디오를 투하, 강결한 심리전을 전개하기로 했으며이를 위해 걸프전에 투입됐던 EC-130 항공기를 띄울 계획이다. 이 항공기는 교전없이 수천명의 이라크 병사를 투항시킨 혁혁한 공을 세웠다. 지상작전은 이미 알려진 대로 미 육군 제10경보병 산악사단 등 특수부대가 우즈베키스탄 등 인근 국가를 전진기지로 삼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아프간내 지상개입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할수 있다. 하나는 소규모 병력을 이용한 속도전과 기습공격 위주의 '경(輕)개입'이며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할 수 있는다른 한 선택은 대규모 공중강습부대를 투입, 특정지역을 장악하고 이 시간에 특수부대를 투입하는 '중(重)개입'이다. 영국 언론들은 이미 영국 특수부대 SAS(육군)와 SBS(해군)가 남부 탈레반 후방깊숙한 곳에서 활동하고 있고 미국 특수부대가 북,서부 작전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있다고 보도했다. 미 제18공수군단은 제10산악사단외에도 몇시간내紈섟?어느 곳에든 무장 낙하가 가능한 신속배치군 제82공수사단과 중무장 헬기의 의한 공중강습이 주임무인 제101공수사단도 가동할 수 있다. 미 공군 특수전사령부는 아프간내 지상작전이 개시될경우 '스푸키' 혹은 '스펙터'로 알려진 AC-130 공격기를 띄워 공중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탈레반 무장세력과 알-카에다가 구 소련을 퇴각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견착발사식 스팅어 대공미사일을 보유, 미 특공요원들이 빈 라덴을 생포 또는살해하기는 힘겨울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등 대테러응징 연합군은 필요할 경우 이미 집중폭격을 가한 북부지역을 통한 반군 '북부동맹'과 연합작전을 전개한다. yds@yna.co.kr (워싱턴.이슬라마바드 =연합뉴스) 이도선.옥철 특파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