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서부 자바 주도 반둥에서 여대생이 애인과 잠자리를 하는 장면을 기념으로 촬영했다가 비디오 복사본이 시중에 무더기로 유통되는 바람에 퇴학 처분을 받게 됐다.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의 사생활 비디오 유출 파문과 유사한 사건이 연출된 것이다. 파자자란 대학에 재학중인 이 학생은 장래를 약속한 애인과 함께 세계적인 해변휴양지 발리로 여행을 떠난 지난 8월 호텔방에 투숙해 미리 준비해온 비디오 카메라로 잠자리 장면을 촬영했다는 것. 그러나 이들이 발리 여행을 마치고 반둥으로 돌아온 직후부터 유명 쇼핑몰 비디오 가게에서 문제의 테이프 복사본이 개당 5천루피아(700원)에 판매된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심지어 비디오에 등장하는 여학생이 다니던 대학에서도 불법 복제된 테이프들이 다량으로 유통되자 학교측에서 문제를 삼고 나섰다. 파자자란대학 윤리위원회는 결혼 전에 성행위를 가짐으로써 교칙을 위반한데다 대학의 명예를 훼손한데 대한 책임을 물어 퇴학 조치를 권고했으며 지난 3일 학교측이 이를 수락했다. 여학생은 윤리위원회 소집에 앞서 지도 교수를 만나 두 사람은 이미 결혼을 약속한 뒤 관계를 가졌고 비디오 유출은 자신들과 무관하다며 선처를 호소했으나 사회적 파문 때문에 퇴교처분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을 들었다. 이 학생의 남자 애인은 발리 여행을 마치고 정사 장면을 보기 위해 무비카메라테이프를 비디오에 연결할 당시 친구의 도움을 받는 과정에서 테이프가 몰래 유출된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hadi@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