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테러전쟁을 위한 본격적인 수순에 돌입했다. 미국 정부는 19일 '무한정의 작전'(Operation Infinite Justice)이란 작전명아래 미국 본토에 있는 전투기 항공모함 등을 걸프지역으로 이동시키고 후속테러에 대비,미국 대도시 상공에 전투기 초계비행을 실시하는 등 '개전 태세'에 들어갔다. 미국 정부는 이에 앞서 "오사마 빈 라덴의 신병 인도와 관련,어떤 협상의 여지도 있을 수 없다"며 "지금은 협상이 아니라 행동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이 자위대 파견 등 미군 지원책을 발표하고 독일이 미국 보복전쟁 지원을 결의하는 등 국제사회의 지원 수위도 한단계 높아졌다. 반면 탈레반정권은 빈 라덴 인도 거부를 분명히 하고 결사항전의 의지를 다지고 있으며 미국에 협력하고 있는 파키스탄 정부에 대한 반미세력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내전'가능성이 고조 되는 등 아프간 인근지역의 정세도 한층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빨라진 미국의 움직임=국방부는 전투기와 전폭기 등 군용기 1백여대를 걸프지역 기지로 이동하도록 명령,지난주 테러사건에 대한 군사보복을 위한 구체적인 군사적 움직임을 처음으로 보였다.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은 "대테러 작전 지원을 위해 미군이 움직이기 시작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이동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해 군사적 움직임이 본격화됐음을 내비쳤다. 국방부의 한 고위관리는 '무한정의 작전'에 F-16및 F-15 전투기와 B-1B 폭격기 등이 포함돼 있으며 행선지는 쿠웨이트와 바레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 해군도 이날 노포크항에 있던 시어도어 루스벨트 항공모함을 중심으로 총 14척으로 구성된 항모전단을 걸프해역으로 발진시켰다. CNN방송은 "빠르면 20일부터 군용기의 이동이 시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은 개전시 테러집단이 후속테러를 자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 아래 역사상 처음으로 수도 워싱턴을 비롯 뉴욕 등 대도시 상공에 전투기 초계비행을 시작했다. ◇강경한 탈레반=미국이 제시한 빈 라덴의 신병인도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정권은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탈레반 최고 지도자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는 19일 카불에서 열린 종교지도자연석회의(슈라)에 보낸 서한에서 '결사항전'의 의지를 다시 천명했다. 미국 CNN이 단독입수해 공개한 서한에 따르면 오마르는 "미국은 아프간의 이슬람 세력을 파괴하려는 의도로 빈 라덴을 이용하고 있다"며 "탈레반은 아프간 영토를 침해하려는 어떤 의도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