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중국 자본시장의 성장은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위한 중국정부의 재원 조달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정부가 기대하는 수준의 자본시장 팽창이 이뤄지려면 주식시장의 개혁과 확장은 물론 채권시장 성숙과 보다 다양한 파생상품의 거래가 필요하다.

중국 회사들은 대부분 자금조달을 은행여신에 의존한다.

지난해말까지 은행여신은 모두 1조2천억달러.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백12%에 해당한다.

중국정부는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를 겪고 난 뒤 은행여신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면 위기가 닥쳤을 때 산업과 금융부문이 얼마나 취약하게 되는지를 절실히 느꼈다.

이는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위한 자본시장 확대 정책으로 이어졌다.

중국의 양대 주식시장인 상하이거래소와 선전거래소에는 현재 약 1천1백개사가 등록돼 있다.

이 가운데 약 90%가 국영기업이며 전체 발행주식의 62%를 국가가 소유하고 있다.

2000년말 현재 두 거래소의 시가총액은 5천8백억달러.이중 약 3천6백억달러를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정부의 계획은 오는 2005년말까지 두 거래소의 시가총액을 현재의 2배인 1조2천억달러 수준으로 늘리는 것이다.

중국정부는 국영기업 개혁과 민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기업공개를 통해 기업의 국가지분을 줄이고 민간지분을 확대하는 것은 해당기업의 체질개선과 효율적인 경영을 가져온다.

주식시장의 확대는 민간 부문의 팽창을 가져와 취업률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또 장기 투자자금의 주요 조달처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자금의 효율적인 분배를 촉진시킨다.

그러나 주식시장 확대만으로는 자본시장의 번영을 기대할 수 없다.

채권시장과 파생상품시장이 함께 발전하지 않으면 안된다.

채권시장의 발전은 특히 중요하다.

중국에서 저축은 여전히 제1의 투자수단이다.

그러나 금리가 매우 낮은 데다 20%의 이자세를 부과한다.

고위험 고수익의 주식투자와 수익은 적지만 안전한 은행예금 사이의 갭을 메울 수 있는 금융상품이 필요하다.

채권은 상대적으로 낮은 위험에 높은 수익을 제공한다.

펀드들은 포트폴리오 균형을 맞추기 위해 채권을 보유하는 게 필요하다.

채권시장이 제대로 기능해야 정부도 공개시장 운영을 통한 통화정책을 효율적으로 펼 수 있다.

중국정부는 회사채 활성화를 위한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채권시장이 활성화되려면 우선 채권을 믿고 거래할 수 있는 계약 이행및 변제 시스템이 확립돼야 한다.

또 포괄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신용등급체계와 기준금리가 필요하다.

채권매매도 통합된 시장에서 이뤄져야 한다.

현재 채권매매는 증권거래소나 은행들 사이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거래량이 적고 유동성이 떨어지는 데다 채권가격이 심하게 왜곡되고 있다.

고정금리 채권뿐 아니라 변동금리부 채권등 다양한 상품의 개발도 필요하다.

자본시장 성장에 있어서 파생상품의 발전도 빼놓을 수 없다.

중국에는 단지 1천1백여종의 주식과 소량의 회사채,폐쇄형 펀드 이외에 선택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 없다.

선물거래가 있긴 하지만 콩 밀 구리 등 몇몇 상품들에 한정돼 있다.

무엇보다 주가지수선물시장이 우선적으로 개장되어야 한다.

이 시장이 발전해야 헤지거래를 통해 투자위험을 줄일 수 있고 현·선물가격차를 이용한 차익거래도 할 수 있다.

위험관리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파생상품의 발전은 리스크에 민감한 연금 보험 해외펀드들의 자금 유입을 유도,주식시장의 팽창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정리=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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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홍콩 노무라인터내셔널의 수석이코노미스트 푸용하오가 최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Darwinism With Chinese Characteristics''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