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 보유자가 세계적으로 5천만명에 이르기까지는 13년이 걸렸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은 그 절반의 기간인 6∼7년 사이에 두배의 숫자인 1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회장인 빌 게이츠는 지난 50년간 비즈니스가 변화한 것보다 앞으로 10년간 훨씬 많이 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급속히 변화하는 경제체제하에서는 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자동차왕 헨리 포드,철강왕 앤드루 카네기가 억만장자가 되기까지는 수십년이 걸렸으나,아마존 닷컴의 제프 베조스는 단 3년만에 억만장자가 됐다.

이렇게 갑자기 부를 얻은 사람들은 돈을 어떻게 써야 할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법은 비영리 단체들에 기부금을 내는 것 등의 사회적 환원이다.

하지만 가치를 창조하는 뛰어난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을 갖고 성공한 사람이, 이윤을 단순히 다른 단체에 기부하는 것 보다는,자기 사업에 재투자해서 고용을 창출하고 소비자에게 만족을 더해주며 관련산업까지 효율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면, 자신에게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더욱 큰 공헌을 할 수 있다.

자본주의 경제학의 창시자 애덤 스미스는 우리가 좋은 포도주를 곁들여서 좋은 고기와 빵으로 멋있는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그것들을 만든 양조업자 도살업자 빵제조업자들이 우리에게 자비로운 기부를 했기 때문이 아니라,자신들의 이윤을 추구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비즈니스맨 각자가 자기의 이윤만 추구한다면 사회전체의 복지도 극대화 된다는 주장이다.

물론 여기서 이윤추구란 건전한 상행위에 의한 것이며,부도덕하거나 불법적인 것은 아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기업가의 이윤추구 행위는 사회적으로 별로 달갑지 않게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성공한 기업인은 부를 사회에 반환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은 사람들이 가졌었다.

이러한 사상에 반해 스미스는 기업가의 정당한 이윤추구행위는 자신 뿐 아니라 사회전체에도 최선의 공헌을 한다는 것을 밝혀 경제학의 기초를 만들었다.

2백여년 전 스미스의 이러한 주장은 기존의 비즈니스 중에서 자기가 제일 잘하는 것으로만 특화하라는 정태적인 개념이었다.

오늘날의 기업가 정신은 주로 새로운 분야에 새로운 핵심역량을 갖고 가치창조를 통해 부를 창출하는 동태적 개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미스의 경제논리는 오늘날 기업가 정신의 경제철학을 수립하는 데 초석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 실정에서 기업가 정신의 경제철학이 기업가 근로자 정부에 줄 수 있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우선 기업가의 사회적 역할은 궁극적으로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가치창조를 끊임없이 극대화하는 데 있다.

이러한 주장은 결코 기업가의 자선행위를 반대한다는 뜻이 아니고,기업가의 끊임없는 가치창조 활동이 사회적으로 가장 큰 공헌을 한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 기업의 경영방정식은 너무 복잡하다.

정부 언론 국민정서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너무 많다.

국제사회에서 효율적으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경영방정식이 가치 창조의 극대화라는 개념 위주로 간단해야 한다.

근로자도 같은 경제철학을 가져야 한다.

자신들의 생활안정을 위해서 고용보장을 무리하게 요구하거나,과거의 희생에 대한 과도한 대가를 강조하기 보다는 자신들이 창출해낸 가치의 범위내에서 합리적인 보상을 요구해야 한다.

근로자는 같은 기업내 기업가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외 다른 기업의 근로자와 경쟁하는 것이다.

근로자가 자신이 받는 보상 이상의 가치를 창출할 때에만 근로자 기업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돈이란 번 사람이 그 가치를 가장 잘 알고 또한 잘 쓸 수 있다.

막대한 공적자금을 모아 사용하는 정부는 그 돈을 벌어 세금으로 낸 국민들의 입장에서 어떻게 쓸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기업가 정신이란 보통 사람들이 잘 하기 힘든 상황에서 획기적인 가치창출을 하는것이다.

퇴출기업의 기준을 일률적으로 정하는 정책도 과연 올바른 것인가를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hcmoon@sias.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