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위기이후 부품.소재산업에 대한 외국인투자가 크게 늘고 있다.

정부는 구조조정이후의 산업구조와 관련, 부품.소재산업을 대대적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어서 부품 소재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산업자원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IMF위기이후 지난 6월까지 1년반 동안
제조업의 투자유치실적(신고기준)은 9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97년말까지 30여년에 걸친 유치된 외국인투자액 78억달러보다도 15%나
더 많은 규모다.

투자유치추세를 보면 전기 전자산업은 IMF위기이후 34억8천만달러어치를
기록, 97년말에 비해 2.8배로 늘어나면서 외국인투자를 주도했다.

기계산업은 8억4천만달러를 유치, 제조업평균보다 약간 높은 수준의 증가세
를 나타냈다.

운송장비산업은 5억달러를 유치, 규모가 다소 작았으나 대부분 부품산업에
집중돼 눈길을 끈다.

외국기업의 국내기업 인수는 단기간에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어 국내기업의
구조조정과 맞물려 산업에 큰 영향을 주게 될 전망이다.

특히 자동차 부품산업의 경우 세계적인 부품업체들이 진출해 앞으로 국내
산업 재편방향에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

미국의 델파이, 비스테온, TRW, 리어, 독일의 보쉬, 프랑스의 발레오,
일본의 AISAN 등 세계 10대 부품업체들은 기업인수 방식으로 국내시장에
진출했다.

미국의 델파이는 델코 성산 신성패커드 케이디에스 한국전장 대우정밀공업
등을, GM은 지엠경신을, 비스테온은 한라공조와 한국VDC한라를 각각 인수했다

또 TRW는 한국TRW자동차부품 TRW스티어링 신한발브공업을, 리어는
현대자동차의 시트사업부문을 각각 인수했다.

독일의 보쉬는 케피코 한국신디젤테크 두원정공을, 지멘스는 씨멘스오토
모티브와 한국EMS를, VDO는 한국VDO한라를 각각 M&A했다.

일본의 AISAN은 현답산업을, 프랑스의 발레오는 평화발레오와 만도기계
경주공장을 각각 매수했다.

선진국의 세계적인 부품업체들이 한국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은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다.

그전까지는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에 집중됐었다.

이같은 선진기업들의 진출은 국내 부품.소재업계의 영세성과 기술력 부족을
극복하는 대전환을 꾀할 수 있는 계기로 인식되고 있다.

이를 통해 아시아의 부품공급기지로 발돋움할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만약 종전처럼 국산화정책을 답습하고 동아시아 산업재편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 완제품과 부품.소재산업의 유기적 분업체제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그
자리를 중국과 동남아시아 각국에 넘겨줄 수도 있다.

지난해 세계 1백대 기업의 분포와 최근 M&A동향을 보면 부품.소재산업중
자동차, 전기.전자, 기계 순으로 산업재편이 이뤄지고 있다.

이를 감안, 영업환경과 투자자서비스, 투자인센티브를 개선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산업연구원 장윤종 연구원은 강조한다.

부품.소재산업의 투자유치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업종별 지역별로 차별화전략
을 펴는 것도 방법이다.

< 채자영 기자 jycha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