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방문하기 위해 3일 오전 김포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밟던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박의정(71.서울 서초구 서초동)씨로 부터 페인트 세례를 받는
봉변을 당했다.

김 전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45분께 김포공항 국제선2청사 귀빈주차장에
도착, 환송객 70여명과 인사를 나누던 중 박씨가 던진 붉은색 페인트가 담
긴 달걀에 얼굴을 정면으로 얻어맞았다.

얼굴과 상의에 붉은 페인트 범벅이 된 김 전 대통령은 상도동 자택으로
돌아갔다가 오후 4시 40분에 출국했다.

계란을 던진 박씨는 2공화국 장면 총리 비서를 지냈고 이후 민주당 신파
(김대중 계열)에 지지를 보내던 인물로 미국에서 살다가 며칠전 서울에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소지하고 있던 성명서에서 "IMF(국제통화기금)사태를 초래해 나라
를 망친 김영삼 전 대통령은 국민앞에 깊이 반성하고 속죄하라"고 주장했다.

김 전 대통령은 사건직후 보좌관을 통해 "현정권이 계획적이고 야만적인
살인행위를 하고 있다. 독재정권의 마지막 발악으로 본다"고 논평했다.

이와관련 김영배 국민회의 총재권한 대행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철저히
조사해서 엄중처벌해야 한다"며 "어느 경우든지 전직대통령에 대한 모욕이
나 신체적 위해는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안택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경호를 맡은 사람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