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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진단] '동아시아 은행 연쇄 침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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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 은행들이 무너진다-.

    지난 7월 태국에서 시작된 동남아 금융위기가 아시아 전체를 휩쓸며 금융
    시스템의 뿌리인 은행들을 거꾸러 뜨리고 있다.

    "60개의 주요 아시아은행중 투자할 만한 곳은 인도국영은행과 싱가포르연합
    해외은행 둘 뿐"(로이 라모스 골드만삭스 아시아투자연구소장)이란 말까지
    나온다.

    은행의 침몰은 경제위기의 끝이 아니라 더 큰 위기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아시아경제의 앞날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일본에서는 17일 10대은행인 홋카이도다쿠쇼쿠은행이 파산했다.

    전국적 규모의 은행으론 전후 처음이다.

    일본의 금융계는 그동안 대장성이 앞에서 낙오자없이 이끄는 "호송선단"식
    으로 움직여 왔다.

    그런 만큼 일본금융사전에는 "금융기관의 파산"이란 단어가 없었다.

    하지만 이젠 대장성도 어쩔수 없다.

    호송선단에 뚫린 구멍(은행파산)은 자칫 일본금융 전체를 침몰시킬수 있다.

    은행침몰은 일본만의 일이 아니다.

    인도네시아정부는 지난 1일 16개은행에 대해 영업정지명령을 내렸다.

    IMF(국제통화기금) 요구에 따른 금융개혁을 위해서다.

    인도네시아 전체 은행수는 25개의 상장사를 포함, 모두 2백40개.

    16개 은행은 그리 많은 수가 아니다.

    그러나 안드로메다은행 자카르타은행 등 수하르토대통령의 친인척소유
    은행들이 대부분 포함되어 있다.

    파장이 적지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금융시스템이 잘 정비된 홍콩도 예외는 아니다.

    아시아국제은행(IBA)은 최근 파산위기에 처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이틀만에
    미화 2억달러가량이 인출되는 대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태국에서도 파산위기에 처한 수십개의 은행리스트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동아시아 은행침몰은 대부분 형편없는 자산구조 탓이다.

    전체 대출의 10~20%가 부실채권일 정도다.

    미국은행들의 부실채권비율은 1%선.

    자산구조가 얼마나 불건전한지 알수 있다.

    아시아은행들의 부실채권이 GDP(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13%선)은
    멕시코 금융위기 당시의 비율(10~12%)보다 높은 수준이다.

    아시아은행들은 어떻게 해서 이렇게 많은 "부실"을 떠안게 된 것일까.

    전문가들은 원인을 크게 네가지로 분석한다.

    첫째 환율문제.

    실세환율과 계리된 고정환율을 유지하면서도 평가절하의 위험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은행들은 달러를 빌려 현지통화자산으로 사두면 항상 이익이 남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환투기꾼의 공격등으로 자국화폐가 급격히 평가절하되자 자국화폐로
    빌려 줬던 돈을 받아 달러부채를 갚기 어려운 상황이 왔다.

    둘째 부동산신화.

    부동산가격이 수십년동안 올랐기 때문에 이쪽에 대출해 주면 돈을 안전하게
    벌수 있었다.

    그러나 과잉투자로 부동산값이 급격히 떨어지 은행들은 엄청난 부실을
    떠안았다.

    셋째 지나친 오만과 경험미숙.

    은행들은 고도성장이 계속될 것이란 확신으로 금융리스크를 확실하게
    챙기지 못했다.

    대상기업에 대한 정확한 분석보다는 점심시간이나 골프라운딩에서 대출이
    결정되는 이른바 "아시아식"의 관행이 팽배했다.

    네번째는 과잉규제.

    정부의 지나친 규제에 묶여 제대로 영업을 할수 없었다.

    일부 국가에선 금융기관이 정부의 지시로 특정기업에 자금을 대주는 창구에
    불과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같은 문제점들은 대부분 구조적인 것들이다.

    "어쨋든 해결되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으론 위기를 심화시킬 뿐이다.

    영국에서 발행하는 이코노미스트지는 최근호에서 금융위기를 이겨낸 중남미
    를 배우라고 권고하고 있다.

    <>금융개방확대 <>금융기관간 M&A활성화 <>금융감독 및 회계.공시강화
    <>정경유착금지 등이다.

    발상의 대전환없이는 문제해결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 육동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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