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운노조가 대북지원 물자의 선적작업을 전면 거부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를 보고 이들의 조치에 수긍이 가는 바가 크다.

인천항운노조는 선적거부 결정의 이유로 남침야욕에 혈안이 되어있는
북한에 구호물자를 무분별하게 보내주는 것은 잘못된 행위리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는데 이 또한 적절한 판단이라고 본다.

지금 국내에서는 굶주린 북한동포를 돕자는 취지하에 종교계를 비롯하여
각계의 모금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당국은 주민들의 기아해소와 경제난 탈출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가.

그들은 황장엽씨가 밝혔듯 "전쟁만이 출로"라는 생각으로 대남적화야욕
망상만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또한 김일성부자 우상화를 위해 각종 체제선전용 건축물을 대거 건설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전쟁야욕을 버리지 못하고 전쟁준비에 엄청난 자금을 투입하고,
거기에다 주민기아 해소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김일성부자 우상화에
막대한 예산을 탕진하는 것이 북한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또한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북한에 원조한 식량의 분배에 대한 국제기구의
감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대부분의 북한주민은 외국이 지원한 식량을
구경도 못했다는 중국 공안당국 관계자의 증언도 있다고 한다.

주민들이야 굶어죽든 말든 전쟁준비와 우상화에 돈을 물쓰듯하고
외국에서 원조받은 식량조차 제대로 주민들에게 배급하지 않는 이런 북한
당국에 대해 아무런 조건없이 식량지원을 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다.

이런 의미에서 "북한의 군사적 양보와 구호물자의 투명성 확보가
전제되어야 선적작업을 재개한다"는 인천항운노조의 결정에 전적으로
공감을 표하며,아무쪼록 북한당국이 하루빨리 태도변화를 보여 인천항운
노조가 기쁜 마음으로 선적을 재개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정승현 < 서울 중랑구 중화1동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