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뛴다"

대형 플랜트엔지니어링업체들이 해외시장확대를 위한 전열을 새로이
가다듬고 있다.

엔지니어링시장개방에 따른 외국 초대형 엔지니어링업체의 국내진출과
한정된 시장에서의 가족싸움이란 이중고를 극복하고 21세기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으로 세계시장의 문을 거세게 열어젖히고 있다.

국내 대형 엔지니어링업체들이 최우선 공략대상으로 삼고 있는 곳은
중국을 포함한 동남아지역.

90년대들어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7%대를 넘는등 세계경제의 성장축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 지역은 80년대초의 중동지역에서와 같은 대형 프로젝트
수요가 대기하고 있는등 국내업체들의 무한성장에 견인차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은 이미 90년이후 최근까지 이지역 대형프로젝트시장의
30%이상을 거머쥐면서 모두 6조원이상의 수주실적을 기록하는등 "아시아
특수"를 누려왔다.

그러나 최근들어서면서 아시아 엔지니어링시장의 맹주를 자처해온
일본업체를 중심으로 선진각국 대형업체들이 이지역 시장의 잠재력을
쓸어담기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형편이어서 수주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국내 업체들은 이에따라 지역별 거점을 새로 정비하고 철저한 현지화영업을
강화하며 연계수주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또 비교우위를 갖고 있는 특정사업부문을 집중 육성하고 기자재의
아웃소싱을 통한 경쟁력제고에 힘을 쏟고 있다.

이와함께 아시아지역시장을 넘어 미개척 지역인 동유럽 중남미와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수주거점을 새로이 설치하는등 전세계를 무대로한
영업전략 수립에 사력을 모으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88년 인도네시아 가자퉁갈그룹으로부터 연산
8만t규모의 에틸렌옥사이드.에틸렌글리콜(EO/EG)플랜트를 수주한 것을
기점으로 상세설계수행의 수준에서 벗어나 설계.구매.시공의 일관수행체제로
전환하고 동남아와 중국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일본 중국 미국 이탈리아에
3개 법인과 6개 지점을 설치하고 총체적인 현지화능력제고를 통한 밀착수주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 국제협업체제를 통한 대형프로젝트수행을 강화한다는 방침아래 미국
일본 유럽의 라이선서들과 사안별로 긴밀한 유대를 맺으며 사업수행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에틸렌의 경우 아시아시장에 처녀진출한 독일의 린데사와 손잡고
중국 길림에틸렌(연산 30만t), 태국TPI 1,2차(총 1백만t)프로젝트를
성공리에 수행하고 있다.

인력면에서는 지역전문가제도등을 통해 양성된 전문인력과 본사에서
채용한 해외우수인력을 지역별.상품별로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한편
영업및 사업수행의 일선에 전진배치시켜 해외시장개척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석유화학분야외에도 지속적인 수요가 예상되는 대형 정유.가스및
발전분야에서는 태국 가스분리플랜트(GSP),인도네시아 발리 발전소프로젝트
수행경험을 토대로 신규수주에 적극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이같은 해외시장개척전략을 바탕으로 현재 전체수주의
40%선에 머물고 있는 해외수주비중을 2005년까지 70%로 확대해나가는 한편
5조원의 수주목표를 달성, 세계 10대 엔지니어링업체로 성장한다는 구상이다.

대림엔지니어링은 80년 국내업체로는 처음으로 이집트 국영석유공사가
발주한 1억5천만달러규모의 가스플랜트건설프로젝트를 턴키베이스로 수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해외시장 개척활동을 벌여
왔다.

80년 인도네시아와 이집트에 지점을 설치한데 이어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에도 지점을 설치하는등 현재
6개국에 현지법인을, 14개국에 지점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엔지니어링관련 최신기술및 정보수집과 영업지원을 위해 94년 미국
휴스턴에 대림아메리카사를 확장이전했고 지난해에는 이탈리아에
해외플랜트건설에 소요되는 기자재 구매전담사무소를 개설했다.

엔지니어링부문의 아웃소싱을 강화하기 위한 인도현지법인 설립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이 회사는 해외현지법인의 효율적 운영과 경쟁력 극대화를 위해
글로벌네트워킹과 서류관리시스템(DEMS)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LG엔지니어링은 구매원가 최적화를 위한 우수 해외 벤더개발을 위해
글로벌아웃소싱전략을 적극 구사하고 있다.

해외프로젝트현장에 기자재를 적기 조달할수 있도록 이탈리아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등 전략지역에 구매사무소를 개설해놓고 있으며
미국 싱가포르 동구권에도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현지인력및 로컬컨트랙터를 적극 활용하는 한편 다양한 현지화전략을
구사, 세계적인 엔지니어링업체로서의 위상을 다진다는 구상이다.

해외시장개척활동에는 인적요소가 바탕을 되어야한다는 점을 고려,
2005년까지 연구개발및 전문기술교육에 3천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최대시장인 동남아지역에서의 수주활동을 강화하면서
장기적으로 전세계를 대상으로 수주시장의 저변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기존 영업조직을 확충, 인도 파키스탄등 서남아시아지역에
해외지사를 설치하고 중남미및 아프리카지역에도 진출거점을 마련한다는
생각이다.

플랜트건설은 기자재조달비용이 60~70%에 달하는 점을 감안, 현지화를
통한 코스트절감에 치중할 계획이다.

또 정유 석유화학 비료 화력발전 환경등 경쟁력있는 분야에 대한
수주활동에 사력을 집중하고 영업 견적 파이낸싱등에 대한 전문인력을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김재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