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월중 떨어지기만 하던 미국 달러가 지난주에는 모처럼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일본 엔화에 대해 3.3% 올랐는가 하면 독일 마르크화와 스위스 프랑화에
대해서도 각각 5%와 6.4% 급등했다.

달러가 단기에 큰폭으로 오른 것은 미국의 헤지펀드를 비롯한 투기거래자들
과 은행의 공격적인 딜러들이 달러 매입을 선도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미국 상.하원 예산위원회가 2002년까지 재정수지 균형달성을 목표
하는 균형예산안을 각각 승인함으로써 재정적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데다 미국이 자동차시장 개방 확대를 거부하고 있는 일본에 대해 보복
조치를 취할 경우 미국의 무역적자가 감소할 것으로 보고 달러를 사들인
것이다.

이제 달러는 오름세로 돌아선 것일까.

이에 대해 외환전문가들 사이에 견해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장세가 반전되기 시작했다고 말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낙관하기에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이 만만치않게 맞서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지난주의 달러 반등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다.

달러가 마침내 바닥을 벗어나 90엔대를 향해 오를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미국 내이션스뱅크의 외환딜러 태러 헌트는 "이것(지난주의 달러 급반등)은
단기조정이 아니라 확실한 장세반전이다"고 말한다.

뉴욕에 소재한 투자신탁회사 에이워드&어소시에이츠의 제임스 에이워드사장
은 달러강세가 지속됨에 따라 미국시장에 투자하려는 이들이 늘어 달러가
6월말까지 엔과 마르크에 대해 10% 가량씩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아직은 달러가 강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장세가 바뀔만큼 달러 약세 요인들이 달라지진 않았기
때문에 최근의 달러 오름세가 단기에 그칠수 있다고 말한다.

미국 IDEA의 투자분석가 애미 스미스는 "투자자들이 지난날 달러강세를
예상했다가 손해를 입은 경험을 갖고 있어 장세 반전에 대해 매우 회의적
이다"면서 최근의 달러 반등은 "단기조정"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프랑크푸르트에 소재한 DG방크의 만프레드 쿠네르트 부장도 "장세가 완전히
반전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달러가 상당기간 달러당 82~92엔, 1.40~1.50마르크대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런던에 있는 GH 어셋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하이먼 사장은 6월중 캐나다에서
열리는 선진7개국(G7) 정상회담까지 미일간 통상마찰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엔 달러가 다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투자은행 J P 모건의 국제경제전문가인 애비내시 퍼사드는 최근 달러
반등에 기여한 미국 증시의 활황이 정점에 달했으며 일본과 유럽 기업들이
달러 매물을 많이 안고 있어 "달러가 확실히 강세로 돌아섰다고 환호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달러가 88엔, 1.47마르크까지 오를수 있지만 가을이 오기
전에 달러가 다시 최저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달러가 강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기엔 이르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지난
2개월간 달러약세를 부추겨온 요인들, 즉 미국의 거대한 재정적자 무역적자
가 단기에 시정되기 어렵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한다.

일본 수출업자들이 달러를 끊임없이 팔아대는한 달러 오름세에는 한계가
있을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달러가 3월8일 기록한 대마르크 최저치 달러당
1.3440마르크와 4월18일 기록한 대엔화 최저치 79.75엔 아래로 떨어질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견해를 피력하는 이들은 현저히 줄었다.

최근에는 미일통상마찰이 외환시장에서 무조건 달러 약세 요인으로 풀이
되지는 않는다.

이에따라 달러가 급락할 가능성은 작아졌다.

그러나 달러가 확실히 오름세로 돌아섰다고 보기엔 아직 이르며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93년6월 한순간 오름세를 보이던 달러가 2개월후 급락한 적이 있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 김광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