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ESG 정보공시 Q&A ③

Q. 최근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 가이드라인이 개정됐습니다. 배당 절차 개선 등 변경 사항이 많은데, ESG 평가 등급을 높이기 위해 이러한 변경 사항을 공시에 어떻게 반영하면 될까요?


A.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월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 가이드라인을 개정했습니다. 새로운 가이드라인은 2024년 제출 보고서부터 적용될 예정이며, 2023년 말 기준 자산규모 5000억원 이상 기업은 2024년부터 제출이 의무화됩니다.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은 2023년 1월 상법 유권해석 등을 통한 배당 절차 개선, G20, OECD 기업 지배구조 원칙 및 한국ESG기준원 지배구조 모범 규준 등 최신 동향과 시장참여자의 요구 등이 반영됐습니다.

개정안은 배당 예측 가능성 제공, 소액주주와 기관투자자 소통 강화, 이사회의 다양성 등 더욱 투명하고 세부적인 지배구조 정보 제공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기업 지배구조, 즉 거버넌스는 국내외 ESG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고,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ESG 및 기업 가치평가의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 담당자들은 가이드라인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핀 후 지배구조 보고서 작성을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과 ESG 미팅을 진행해보면 기업 담당자들은 ESG, 특히 지배구조 관련 공시 및 보고서 작성과 관련해 부담감을 토로하곤 합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이 외부 자문기관에 지배구조 및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작성을 위임하기도 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규격화되고, 가이드라인에 충실한 지배구조 보고서가 공시되는 것은 분명 환영할 일입니다. 더욱 투명하고 자세한 지배구조에 대한 정보공개가 한국 기업 지배구조 개선의 첫 단추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보고서 형식과 규격보다는 그 보고서에 담긴 실질과 내용 즉 진정한 의미의 지배구조 개선이 중요합니다. 세련되고 화려한 ‘보고서’ 양식이 기업의 취약한 지배구조나 독립적이지 못한 이사회 혹은 비상식적 주주환원을 감추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좋은 지배구조’란 결국 주주들이 지분율만큼 비례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고, 이사회는 경영진을 선임해 견제와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며, 업의 성격과 회사 규모에 맞는 주주환원이 이뤄지는 구조이며, 이를 위한 기업의 의사결정 체계와 구조입니다.

ESG, 그중에서도 환경(E)과 사회(S)를 결정짓는 역할을 하는 기업 지배구조(G)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러나 기업지배구조 평가 등급이 실제로 투자수익률에 유의미한 지표가 되고 있는지, 투자의사 결정에 실질적으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지에 대해서는 사실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떻게 하면 우수한 지배구조 등급 혹은 높은 ESG 평가 등급을 받을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언제나 “상식적 수준의 지배구조와 주주환원 정책을 확립하고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면 됩니다”라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최고경영진부터 ESG와 기업 지배구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더욱 투명하고 선진화된 기업 지배구조가 궁극적으로 회사를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를 이롭게 한다는 인식을 기업의 구성원 모두가 공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추가로 기업들은 ESG와 지배구조 그리고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 공시를 위한 전담 조직을 구축하고 자체 인력을 양성하며, 필요한 자원을 투입해 해당 기업에 가장 최적화된 지배구조 보고서를 작성·공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명재엽 KCGI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부장. 사진 제공 : KCGI자산운용
명재엽 KCGI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부장. 사진 제공 : KCGI자산운용
명재엽 KCGI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