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오일뱅크는 재생 플라스틱 소재를 제품 용기에 적용하고,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사업에도 속도를 내며 자원 순환 경제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폐윤활유 재사용 정제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국내 폐타이어 순환경제 모델 구축을 위한 ‘한국형 블랙사이클(BlackCycle)’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형 블랙사이클’은 기존 타이어 생산을 위해 사용했던 화학 원료를 폐타이어를 수거해 만든 재활용 원료로 대체하는 순환경제 모델이다.HD현대오일뱅크는 블루수소, 화이트 바이오, 친환경 화학·소재 등 다양한 친환경 신사업도 추진 중이다.우선 블루수소의 생산, 저장 및 활용을 통한 수소 생태계 확장에 나선다. 수소 공급 인프라 구축을 위해 글로벌 기업들과 전략적 업무 협약을 맺고 있으며, 블루수소를 활용한 수소연료전지 발전 사업, 청정 수소 제조를 위한 암모니아 크래킹 촉매 개발 등을 진행 중이다. 또한 청정수소 발전 의무화제도(CHPS) 시작에 발맞춰, 20MW규모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도 추진하고 있다.HD현대오일뱅크는 미래성장 동력으로 차세대 화이트 바이오 사업도 추진한다. 바이오 디젤 제조 공장 건설, 차세대 바이오 항공유 생산,바이오 케미칼 사업 진출로 이어지는 3단계 바이오 사업 로드맵을 수립했다. 현재 바이오 디젤 공장을 건설 중이며, 향후 바이오 연료 및 바이오 케미칼 제품을 생산해 친환경 제품 밸류 체인을 확대할 계획이다.또한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을 위해 수소연료전지 전해질막 소재 연구를 진행 중이며, 향후 수전해 분야로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저탄소 연료 내지는 소재로 전환하는 기술도 검토 중이다.이승균 기자 csr@hankyung.com
녹색이 비즈니스 승부처다. 기업은 녹색 비즈니스로 전환하고 있음을 택소노미 기반으로 설명해야 한다. ESG 공시 표준화, 의무화는 이러한 전환을 포착한다. ‘기회’를 잡기 위해 택소노미 공시가 필요하다.임대웅 BNZ파트너스 대표가 지난 21일 열린 ‘2023 ESG 경영혁신 포럼’에서 ‘택소노미 정보 공시와 녹색 전환 플래닝’을 주제로 한 강연의 핵심 내용이다. 임 대표는 기업이 탄소중립 전략 수립에서 나아가 그린 비즈니스로의 전환 계획을 택소노미 기반으로 공시해야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기업의 녹색 관련 매출·투자·지출 정보가 금융기관이 요구하는 핵심 ESG 정보이기 때문이다.EU는 2020년 6월 그린 택소노미 가이드를 발표하며 6대 환경 목표에 기여하는 녹색 비즈니스를 정의했다. 비즈니스를 택소노미 기준에 충족하는 녹색, 충족하지 못 하는 갈색 그리고 관련이 없는 중립 세 가지로 구분했다. 기업은 세 부문에 해당하는 매출액, 자본적 지출(CAPEX), 영업비용(OPEX) 등을 EU 택소노미 기반으로 공시할 수 있다. 금융기관은 이를 활용해 총자산운용 규모에서 차지하는 녹색, 갈색, 중립 포트폴리오 비중을 계산할 수 있다. 그는 EU 택소노미가 국제적인 ESG 공시 의무화 흐름과 함께 범용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G20의 요청에 따라 금융안정위원회(FSB)가 금융기관의 기후변화 적응을 돕기 위해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CFD) 권고안을 발표했는데 TCFD 프레임워크가 택소노미 기반으로 공시될 수 밖에 없어서다.실제 TCFD 권고안을 살펴보면 거버넌스, 전략, 리스크 관리, 지표와 목표 4가지 요소가 있다. 그중 전략 부문에 기후 관련 리스크 및 기회가 조직의 사업, 전략, 재무 계획에 미치는 실제 및 잠재적 영향과 관련한 정보가 담기는데 기회 영역은 택소노미 기반으로 설명할 수 있다. EU가 2024년 기업 지속가능성 공시지침(CSRD) 의무화에 앞서 2023년 역내 기업에 택소노미 공시 의무를 부여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국제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표준안(IFRS S)도 TCFD 권고안을 차용하고 있다.한국도 2021년 12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EU 택소노미와 구조는 같으나 온실가스 감축 활동과 관련해 산업, 발전 및 에너지, 수송 분야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원자력 기반 에너지 생산, 블루수소, 친환경 선박 건조 등을 과도기적으로 필요한 경제활동으로 분류했다. K-택소노미 가이드라인 작성을 주도한 임 대표는 "ESG 공시에는 택소노미가 굉장히 깊이 자리 잡고 있다”며 “ESG 공시도 중요하지만, 해당 공시에 담길 콘텐츠를 고민해 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이승균 한경ESG 기자 csr@hankyung.com
“한국 기업 중 EU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지침(CSDDD, 이하 공급망 실사지침)을 충족할 만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대다수 기관이 2027년 공급망 실사법이 적용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데 기업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기업들이 대응에 나서야 하는 상황입니다.”김동수 김앤장 ESG경영연구소장이 지난 21일 ‘2023 ESG 경영혁신 포럼’에서 한 말이다. 김 소장은 이날 포럼에서 공급망 실사 지침에 대한 국내 기업의 대응 허술함을 잇따라 지적했다. 대다수 기업이 공급망과 관련해 행동 지침을 수립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고 공급망 실사를 하더라도 규제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현재 EU 공급망 실사지침은 현재 EU의회·이사회·위원회의 전원 합의를 기다리고 있다. 김 소장은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지침(CSRD)이 지난 10월 사실상 통과되어 공급망 실사법 역시 내년 상반기 합의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CSRD 공시 항목에 공급망 실사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EU 공급망 실사 지침은 공급망 실사 체계 구축과 부정적 영향 파악, 부정적 영향에 대한 개선 및 조치, 고충 처리와 모니터링 그리고 그 결과의 공시를 주요 내용으로 한다. 김 소장은 “국내 기업들이 공급망 실사 일련의 과정을 명시하고 이행 모니터링 및 검증하고 그 결과를 공시하는 방식 등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행동 지침으로 공급망을 평가받던 시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는 특히, 국내 기업이 공급망 실사를 위해 마련한 지표가 허술하다고 봤다. 국내 주요 기업의 지표 중 30%만이 EU 공급망 실사법을 충족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보수적으로 접근해도 2027년 공급망 실사법이 적용될 것으로 예측된다. 인권과 환경을 포함한 주요 평가 지표를 충족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이 밖에도 그는 기업들이 공급망 실사를 통해 리스크만 진단할 것이 아니라 기회 요소도 포착해야 한다고 봤다. 해외 기업의 경우 공급망 실사 결과에 따라 협력업체에 유리한 계약 조건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으나 국내에서는 주로 리스크 요인만 살핀다는 것이다. 그는 “일반적인 공급망 관리 방식이 장기적으로 기업에 큰 도움이 안 되며 오히려 ESG 성과를 관리하는 것이 성과에 중요하다는 학술적 연구가 뒷받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끝으로 그는 기업들이 공급망 실사 과정에서 공정거래법, 하도급법 등의 위반 소지를 점검하고 중대한 영향 중심으로 공급망 ESG 대응 전략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환경, 인권 현안이 발생하는 실질적 1차, 2차 협력사를 법적 조건에 맞게 실사하고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면 된다”고 했다.이승균 한경ESG 기자 cs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