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코스닥 양대 지수가 그간 증시를 짓눌렀던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달했단 기대감에 1%대 강세 마감했다. 전날 큰 폭으로 오른 데 이은 추가 상승이다. 3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5.22포인트(1.08%) 오른 2368.34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엔 2370선도 회복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360선을 웃돈 건 지난달 25일 이후 7거래일 만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지수를 견인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348억원, 1632억원어치 사들였고, 개인 혼자 3025억원어치 팔아치웠다.코스피 시가총액 상위단은 LG에너지솔루션(2.68%), POSCO홀딩스(2.46%), LG화학(3.4%), 삼성SDI(0.67%), 포스코퓨처엠(3.66%) 등 이차전지 관련주가 상대적으로 큰 폭의 강세를 실현했다.3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네이버(5.08%)와 카카오(7.13%) 등 인터넷주도 급등했다.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에 대표 성장주인 이들 종목에 대한 투자심리가 되살아났단 분석이다. 실적 기대감도 주가를 밀어올렸다. 카카오는 이날 급등에 11거래일 만에 4만원대를 회복했다. 반면 삼성전자(-0.14%)는 소폭 하락하며 7만원을 목전에 뒀다. 삼성바이오로직스(-0.98%) 1%가량 내렸다. 이날 코스닥지수도 상승했다. 지수는 전장 대비 1.19% 상승한 782.04를 기록했다. 코스닥은 개인이 떠받쳤다. 개인 혼자 1451억원어치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184억원, 452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코스닥 시총 상위단도 이차전지 소재주가 크게 올랐다. 에코프로비엠은 6%대 강세를 보였고, 엘앤에프는 3%가량 상승했다. 에코프로(-1.85%)만 하락했다.레인보우로보틱스(6.91%)를 필두로 한 두산로보틱스(7.56%), 티로보틱스(10.2%) 등 로봇주도 줄줄이 뛰었다. 펄어비스(2.75%), 카카오게임스(6.09%) 등 게임주도 큰폭으로 올랐다. 역대 최장(6거래일) 하한가 행진을 이어간 영풍제지(5.24%)는 이날 강세 전환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외국인, 기관 동반 순매수세가 유입됐다"며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호재 영향력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채 금리 레벨 다운까지 가시화돼 증시에 우호적인 투자 여건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이같은 반등이 지속해서 탄력을 받을지는 3일(현지시간) 미국 고용지표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컨센서스대로 결과가 나올 경우 시장은 또 한번 채권금리 레벨 하향과 주식 추가 반등이라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상승. FOMC 회의의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 발언이 비둘기파(통화완화선호)적으로 해석됐다"며 "이에 따라 미국 국채 금리가 하락했고, 달러가 약세를 기록한 데 힘입어 위험 선호 심리가 회복됐다"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0.5원 내린 1322.4원에 마감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3대지수는 모두 1.7% 이상 올랐다. 금리 인상이 사실상 끝났다는 기대감에 '안도랠리'가 펼쳐졌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 대비 1.7%, S&P500지수는 1.89%, 나스닥지수는 1.78% 각각 뛰었다. 3대지수는 나흘째 강세를 지속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많은 서학개미가 ‘투자’가 아니라 ‘투기’를 하죠. 당장 내일 몇 푼을 벌기보다 수십 년이 지나도 잃지 않는 방법을 전하려고 책을 썼습니다.”2일 윤제성 뉴욕생명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겸 아시아 회장은 한경코리아마켓 유튜브에 출연해 “하루하루 오를 것 같은 종목을 찍어서 투자하는 건 카지노에 가서 도박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 본사를 둔 뉴욕생명은 약 800조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회사다. 이곳에서 투자를 총괄하는 윤 CIO는 월가에서 가장 고위급까지 오른 한국인으로 꼽힌다.그는 국적상 ‘검은머리 외국인’이지만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활발한 소통으로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다. 2021년부터 한경글로벌마켓을 통해 자신의 투자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유하며 ‘서학개미의 등불’이라고 불리기도 했다.최근에는 김현석 한국경제신문 뉴욕 특파원과 함께 신간 <윤제성의 월가의 투자>를 냈다. 윤 CIO가 강조하는 기본 투자 원칙은 ‘가치 투자’다. 가치 투자란 좋은 주식의 가치가 저렴할 때 사들여 장기 투자하는 방식이다. 다양한 종목을 편입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게 기본이다. 윤 CIO는 “여러 종목을 사두면 위험을 분산할 수 있고, 경기에 부침이 있더라도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다”며 “각 종목 분석이 어렵다면 ETF(상장지수펀드)를 통해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단 ETF로 하더라도 레버리지, 쇼트(공매도)와 같은 리스크가 큰 상품 비중은 최소화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그는 “단기적으로 상승이나 하락 흐름에 올라타는 ‘모멘텀 투자’도 가능하지만, 매도 타이밍이 중요한 데다 기업의 현금흐름 등을 더 자세히 봐야 한다”며 “그 정도의 노력을 기울일 자신이 없다면 여러 자산을 사두고 경기 흐름에 따라 비중을 조절해 나가는 방식이 좋다”고 했다.윤 CIO는 포트폴리오 배분 차원에서 채권 비중을 유지하는 것을 추천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주식과 채권을 나눠 담은 포트폴리오가 장기적으로 살아남는다는 점이 증명됐다”며 “내년 이후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을 감안해 지금부터 나눠 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주식과 채권, 현금의 비중을 4 대 4 대 2로 유지하고 있다. 현금이 있으면 투자 자산의 가격이 급등락하는 등 이벤트가 있을 때도 대응하기 수월하다는 설명이다.그는 주식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미국은 고금리가 이어져 경기 침체가 내년 하반기쯤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윤 CIO는 “한국 주식은 반도체 등 경기 순환 업종이 주도주인 만큼 글로벌 경기가 회복기에 접어들 때 진입하면 좋다”며 “아직 글로벌 경기가 침체를 지나고 바닥을 찍는 패턴이 나오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가치 투자는 ‘바닥’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지만, 기다림이 필요할 때도 생기기 마련”이라며 “이 책을 통해 매일 초조할 필요 없는 진짜 ‘투자’의 세계에 입문하는 개인투자자가 많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윤제성의 월가의 투자>는 전국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윤 CIO와 김현석 특파원은 4일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독자들과 북토크를 한다.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국내 증시에 대한 반등 기대로 국내주식형 펀드에 지난 3개월간 약 4조원의 자금이 몰렸다.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날까지 국내주식형 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2조30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8월 초까지 1조6758억원이 순유출됐지만 3개월 사이에 3조7065억원이 순유입됐다.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급락하자 저가 매수하려는 투자자가 유입된 것으로 분석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정보기술(IT) 경기 회복 등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최근 3개월간 설정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펀드(ETF 제외)는 VIP한국형가치투자 펀드(814억원), 현대인베스트먼트인덱스플러스 펀드(779억원), NH-Amundi코리아2배레버리지 펀드(616억원) 등이다.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