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 부커상 불발…"속상해하실 거 같다, 더 열심히 쓰겠다"
세계 최고 권위 있는 문학상 중 하나인 부커상 수상이 불발된 황석영 작가가 "더 열심히 쓰겠다"고 말했다.

부커상 위원회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에서 열린 부커상 시상식에서 올해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으로 <카이로스>를 쓴 독일 소설가 예니 에르펜베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카이로스>는 1980년대 말 베를린 장벽 붕괴라는 유럽 현대사의 격동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 남녀의 이야기다.

황 작가의 <철도원 삼대>는 올해 최종 후보작 6편 중 이름을 올렸지만 수상이 불발됐다. 부커상 위원회는 지난해 5월 이후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번역 출간된 소설 149편을 심사해 1차 후보작 13편, 최종 후보작 6편을 추렸다. 올해 최종 후보는 △셀바 알마다(아르헨티나)의 <강이 아닌(Not a River)> △옌테 포스트후마(네덜란드)의 <내가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What I'd rather not think about)> △이아 겐베르크(스웨덴)의 <디테일들(The Details)> △이타마 비에이라 주니어(브라질)의 <구부러진 쟁기(Crooked Plow)> 등이다. 황 작가는 앞서 2019년 소설 <해질 무렵>으로 부커상 1차 후보에 오른 바 있다.

황 작가는 시상식 후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 독자들이) 속상해하실 것 같다"며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더 열심히 쓰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철도원 삼대>는 철도 노동자 삼대와 공장 굴뚝에서 고공농성을 하는 해고 노동자를 통해 한반도 근현대사를 담아낸 소설이다. 앞서 열린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후보 낭독회에서 황 작가는 "세계 여러 작가가 절필할 나이지만, 나는 조금 더 쓰려고 한다. 세 편을 더 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부커상은 노벨문학상과 프랑스 공쿠르상 등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부커상 인터내셔널은 영어로 번역된 비영어 문학작품을 대상으로 시상한다. 올해 수상엔 실패했지만 한국 소설은 최근 3년 연속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에 올랐다. 2022년엔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가, 지난해엔 천명관 작가의 <고래>가 후보에 오른 바 있다.

신연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