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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럭셔리한 정신 소비 - 걷기의 영성화

    정신의 럭셔리 소비 – 걷기의 영성화 천천둘레길, 만보산책로, 숲속 힐링길, 명상산책길, 암자순례길, 노을길, 다도의길, 회상길, 가족길, 사색길, 치유길, 행복의길, 사랑의길, 소롱콧길 ……. 대한민국에 있는 걷는 길의 이름이다. 길을 걸으면 영혼이 맑아질 것 같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놀라간다고 하지 않는다. 그리고 인위적으로 지어진 최근의 길 이름도 전혀 즐겁지도 구체적 형상을 지닌 현실적 이름도 아니다. 손으로 잡기 어렵지만 걷다보면 영혼이 맑아지고 지혜로워질 것 같은 이름이 다수이다. 육체적 필요성이 줄어드는 현대 기술사회에서 당연하다. 순례는 한 발씩 육체를 움직임으로써, 손으로 만질 수 없는 영혼의 목적지를 향하여 물리적으로 움직인다. 순례가 없었다면 영혼의 목적지에 닿는 것은 대단히 어려웠을 것이다. 어떻게 용서나 치유나 진리를 향해 나아갈 것인지는 영원히 어려운 문제지만, 어떻게 여기에서 저기까지 걸어갈 것인지는 알고 있다. (걷기의 인문학, 레베카 솔닛) 이제 걷기는 단순한 육체적인 활동이 아니다. 육체적 활동으로서 걷기는 자동차가 대신해준다. 과거의 하위 병사나 비천한 계급의 사람들이 보다 더 많은 권력을 가진 사람을 위하여 전쟁이나 노동으로서 걸었다. 하지만 현대의 걷기는 스스로의 육체적 불편함을 감내하면서 걷는다. 걷는다고 해서 자동차를 이용하는 것보다 비용이나 시간이 절약되는 것은 아니다. 속초에서  해파랑길을 걸은 적이 있다. 대포항에서 외옹치를 지나 속초 해수욕장에서 커피 마시고, 동명항에서 건어물을 산 다음에 장사항까지 걸었다. 바닷길을 따라서 걸으며 두 눈이 시원해짐을 만끽했다.

  • 걷기의 재해석 -맨발걷기

    어떻게 걸을까, 맨발걷기 ‘본투런’이라는 책이 있다. 크리스토퍼 맥두걸이 지은 이 책은 미국에서 아마존닷컴, 뉴욕타임즈에서 43주 연속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차지했고, 워싱턴포스트지에서는 2009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될 만큼 많이 팔렸다. 이 책의 내용은 세계 최고의 울트라마라토너(정규 마라톤 코스인 42.196킬로를 뛰는 경주자이지만, 여기에 나오는 경주는 보통 100킬로, 150킬로이다)와 멕시코의 숨겨진 원시부족 타라우마라족이 벌이는 경주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런데 미국의 울트라마라토너들의 가장 큰 고민은 가장 비싸고 최고로 과학화된 신발을 신음에도 불구하고 발에 부상이 잦다는 점이다. 이에 비하여 타라우마라족은 아주 가볍고 얇은 ‘와랏치’라고 하는 전통적인 신발(소가죽으로 만든 샌들)을 신고 달리지만, 부상을 걱정하지 않는다. 이 두 부류를 오랫동안 비교하고, 연구 자료를 검토한 저자는 신발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결론은 ‘맨발’이 과학화된 신발보다 훨씬 달리기에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특히 ‘나이키의 불편한 진실’편에서 과학화된 신발의 허상을 말한다. 그런 이 책이 나의 비즈니스와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우선 크리스토퍼 맥두걸은 ‘누가 나에게 ’언제 필맥스 신발을 신어도 되냐?‘고 묻는다면 누구나 항상 신어도 된다고 적극적으로 권하겠다’ 라는 추천을 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맨발 런닝과 신발 런닝의 차이점을 비교하면서 맨발로 뛰는 것이 신발로 뛰는 것보다 인체에 대한 충격이 30%이상 적다는 연구결과를 내어 유명한 ‘네이처’지에 게재하고, BBC등에서 방송한 하바드대학의 리버

  • 누구와 걸을까 – 혼자 걷기

     누구와 걸을까 – 혼자 걷기 “평화롭게 걸으세요. 행복하게 걸으세요. ……. 걷는 매 순간마다 평화의 감촉을 느껴보세요. 걷는 매 순간마다 행복의 감촉을 느껴보세요. ……. 당신의 발바닥으로 대지에 키스하세요. 대지에 사랑과 행복의 자국을 남겨주세요.” (탁닛한의 걷기명상 중에서) 걷기에 좋은 신발, 그 것도 신발의 느낌을 최대한 제거하고 맨발로 걷는 것처럼 발바닥의 감각을 최대한 살리는 신발을 파는 장사를 한다. 그러다 보니 내가 많이 걸으려고 한다. 걸어도 그냥 걷는 게 아니라 걸음 걸음마다 신발과 발바닥의 느낌 사이의 어떤 고리를 찾으면서 걸으려고 한다. 그 감각을 찾기 위해서 그냥 걸을 때도 있지만, 걷는 의미, 내 신발이 건강과 삶에 주는 의미를 찾으려고 애쓰는 편이다. 이제까지는 걷는다는 것은 단순히 여기에서 저기로 가기 위한 수단을 뿐이었다. 그런데 일부러 산길을 걷는다거나, 도심의 새로운 것을 찾아서 걷는 것은 또 일상적인 걷기와는 다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걷기’에 관한 책을 찾아서 읽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책들은 ‘여행’이나 ‘건강’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지만, 탁닛한의 책들은 ‘걸으면서 명상을 하는 내용’이다. 일종을 ‘걸으면서 도 닦기’이다. 이 책을 처음펴면서 ‘아, 내가 찾던 책이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책은 동대문 도서관에서 빌렸었는데, 꾸준히 봐야 할 책이라 샀다. 걷기명상은 걸으면서 하는 명상이다. 입가에 작은 미소를 띠고 천천히, 편안하게 걷다보면, 마음 속 깊은 편안함을 가져다 준다. 탁닛한 스님에 의하면 걷기명상의 주된 목적은 걷는 경험

  • 걷기의 재해석 - 가족과 걷기

    109 누구와 걸을까 – 가족과 걷기 요즘은 길을 걸으면서 부부 또는 연인이 손을 잡고 걷는 것을 보면 기분이 저절로 흐뭇해진다. 노부부가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서로 떨어질까 굳이 두 손을 쥐고 가는 모습에는 오랜 세월을 두 분이 행복하게 지내셨구나 하는 기분 좋음이 생긴다. 젊은 연인이 두 손을 꽉 쥐는 것도 모자라 서로 부둥켜안듯이 딱 붙어 걷는 것을 보면 그래 좋을 때다. 더 행복하게 오래 같이 지낼 거라 하는 축복의 마음이 생긴다...

  • 걷기의 재해석 : 어디를 걸을까? 풍광을 찾아서

    107 어디를 걸을까 – 풍광을 찾아서 풍경(風景)은 빛과 그림자가 있는 순수한 자연의 경치이고, ‘사람(儿=人)’이 붙은 ‘光’을 쓰는 ‘風光’은 ‘풍경’이라는 뜻과 함께 인위적인 문화의 의미도 깃들어 있는 말이다. 그러니까 꼭 야외로 나가 경치 좋은 곳만 걸어야 취미 삼아 걷는 게 아니라, 내가 사는 곳의 도시 경치를 보면서 걷는 재미도 좋다는 것이다. 늘 살던 곳, 오가던 곳만 걷지 말고 평소 가지 않는 곳으로 집을 나서면 된다. 신발과 세상에 대한 호기심만 있으면 된다. 세상에 똑같은 경치는 없다. 같은 곳이라도 한 걸음 앞에서 보는 것과 한 걸음 뒤에서 보는 경치는 다르고 매번 그 경치에 출연하는 사람, 자동차, 동물은 다르다. 저기 횡단보도를 걷는 사람은 진짜로 있는 것일까, 아니면 내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품어볼 수 있다. 도시 속 자연 걷기 걸으면서 많은 곳의 좋은 풍광을 보았다.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경치는 좋은 친구들과 올라가서 본 인왕산, 남산 그리고 개운산에서 본 서울이다. 추운 겨울이나 무더운 한여름에 산꼭대기에서 친구들과 시원한 막걸리, 뜨거운 컵라면을 후후 불면서 안주 삼아 막걸리 마시며 쳐다보는 서울이 최고의 풍광이다. 서울은 복잡하다. 빌딩도 많고 사람도 많고 주변에 산도 많다. 산으로 둘러싸인 빌딩에 둘러싸인 사람들이 오가는 모습, 그리고 나도 역시 그 사람들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다는 실증적 체험이다. 어제는 그리고 조금 전 저 바쁜 도시 속에서 있던 내가 지금은 한 발짝 떨어져 한 차원 높은 곳에서 서울을 내려다본다. 이처럼 내가 자연 속에서 도시를 보고 사람을 볼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한국

  • 걷기의 재해석(10) - 동네 걷기

     어디를 걸을까 – 동네 한 바퀴 내가 사는 동네를 여행하기 위해서는 큰 준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아무 때나 아무것도 들지 않아도 된다. 그저 신발만 신고 집 밖을 나서면 바로 동네 여행이 된다. 안암동에서 한 50여 년을 살았다. 고향도 호적상 고향인 충청도 예산에서 성북구 안암동으로 바꾼 지 오래다. 안암초등학교부터 경동고등학교는 반경 1킬로 안에 있고, 아파트에 가려진 삼선중학교 빼고는 집에서 보면 다 한눈에 들어온다. 범위를 좀 넓히면 뒤로는 개운산, 앞으로는 낙산 성곽과 성북천이 있다. 성북천은 성북동에서 왕십리 청계천까지 연결되어 있다. 쇼핑하거나 외식할 일이 있으면 돈암동 성신여대의 거리로 간다. 골목마다 어릴 적 추억이 있고, 현재 내 삶의 무대이기도 하다. 동네 여행은 공간적 여행이자 추억으로의 시간 여행이기도 하다. 안암동, 동선동, 그리고 삼선동 일대의 변화를 보아왔던 나로서는 그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집에서 가장 먼 거리였던 중학교는 직선거리로 1Km, 걸어서 20~3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복개된 개천 위에 있던 아파트가 헐리고, 똥물 흐르던 성북천이 깨끗해진 것을 보고는 마치 하늘이 개벽하는 것처럼 신선한 충격을 받기도 하였다. 걷다 보면 저 집은 누구네 집이었고, 저기에는 문방구, 중국집이 있었던 자리인데 아는 후배가 하는 식당으로 바뀐 자리도 알고 있다. 추운 겨울에는 리어카를 끌고 다니며 동네 아저씨가 파는 순두부를, 늘 붙어 다니던 친구와 작고 찌그러진 양은 냄비에 담겨진 순두부를 호호 불며 먹던 자리도 어렴풋이 기억해낸다. 지난 50여 년간 거의 변화 없이 그 모습을 그대로 지켜오던 보문시장이 재개발로

  • 걷기의 재해석 (9)  - 걸어서 좋은 정신적 이유

    걷기의 재해석 (10)  – 걸어서 좋은 정신적 이유 “분노를 다스리거나 용서를 하기 위해서도 걷기를 활용할 수 있다. 걷기가 현실을 기반으로 생각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김종우의 마흔넘어 걷기 여행 중에서) “언제까지나 안정적이고 확실한 삶을 살 것이라 믿었던 책의 저자 크리스티네는 갑작스레 모든 것을 잃게 되자 미국 서부를 횡단하는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을 걷기로 마음먹는다.” (크리스티네 튀르머의 생이 보일 ...

  • 걷기의 재해석(8) - 사교를 위한 걷기(2)

    사교를 위한 걷기 ‘사교 걷기’라는 말은 내가 만들었다. 사교나 오락을 목적으로 두 사람이상이 단체를 이루어 걷기 모임을 하는 것이다.   <걷기 동호회 > 네이버나 다음에는 걷기 카페가 많다. ‘걷기’라는 이름으로 검색을 해보면, 네이버에는 ‘숲을 찾는 사람들(회원수 15,187명)’, ‘걷기클럽(회원수 13,400명), 네이버 산악회(회원수 12,016명)’ 등등 해서 무려 893개가 검색된다. ‘다음’에는 회원수가 2만명이 넘는 걷기 카페만해도 10개가 된다. 이중에는 ‘걷는 여행’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여행사가 주관하는 행사도 있고, 순전히 취미와 재미로만 걷기를 하는 정기적 모임 또는 번개 형식으로 일정한 회비도 없이 뒤풀이 비용만 십시일반으로 걷는 모임도 있다. 인터넷 카페는 회원의 수가 많은 만큼 걷는 코스가 매우 다양하다. 자연경관이 수려해서 볼 만한 곳, 문화 유적지를 찾아가 역사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곳, 최근의 미디어에서 화제가 되었던 곳 등을 찾아다니는 소그룹이 있다. 반면에 ‘서울 야간걷기’, ‘남산걷기’, ‘일산걷기’, ‘수도권 정기 도보’ 등 일정한 주기를 갖고 특정한 지역을 걷는 모임도 있다. ‘다음’의 한 카페에서 올린 2020년 11월 한 달간 계획된 이벤트만 해도 60여건에 이른다. 따라서 얼마든지 취향에 맞는 일정을 선택할 수 있다. 여러 카페에 중복해서 들어가도 문제가 없다. 내가 가입했던 카페는 네이버의 ‘걷기크럽’, 그리고 지금은 사라진 맨발로 걷는 카페, 그리고 다음의 ‘아름다운 도보여행(아도행)’이었다. 나름대로 모두 특징이 있는 카페였다. 게다가 가입도 어렵지 않다. 가끔 나이나 지역에 따른 제한은 있는 카페가 있

  • 걷기의 재해석 (5) 인간의 유일한 육체활동이 될 걷기

    걷기의 재해석 5 – 신체의 변화 이제 걷기는 교통이라는 본원적 기능보다는 치료 및 예방, 운동 그리고 명상이라는 파생적 기능이 더 큰 의미를 갖게 되었다. 그 것은 어찌 보면 인간이 선택한 것이 아닌 유일한 육체적 활동이게 되기 때문이다. 1. 신체와 건강의 불균형 수명연장 B.C 8세기 고대 그리스 시대 인간의 평균 수명은 19세, 16세기 유럽의 평균 수명은 21세, 20세기 초 미국의 평균연령은 47세였다. 사서에 기록된 조선시대 국왕 27명의 사망 평균 연령은 46.1세다. 영조의 경우 만 81세 5개월을 살면서 조선시대 국왕 중 가장 장수했지만 전체 왕 중에 만 60세를 넘긴 왕은 20%도 안 된다. 조선시대 사람의 평균수명을 35세 내외로 추정되고 있다. 일제시대인 1925~30년에는 37.4세에 불과했다. 그러다 1960년 52.4세, 1980년 65.8세, 2007년 79.2세, 2012년 81.44로 늘었다. 2018년 한국 남자의 평균 기대수명은 79.7세이고 여자는 85.7세이다. 반면에 건강 수명은 신체 수명이 늘어나는 만큼 빠르게 늘지 않았다. 건강 수명이란 건강기대수명(健康期待壽命)이라고도 하며, 일반적인 수명과 달리 건강하게 살 것으로 기대되는 기간으로서의 수명을 의미한다. 건강수명손실은 각종 질병이나 사고, 또는 환경오염 등 위험요소나 건강유해요소들과 그로 인한 생명단축과 그 장애 등으로 인해 건강하고 생산적인 생애를 보내는데 얼마나 오랫동안 그리고 얼마나 심하게 저해가 일어났는지를 판단하여 계산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신체수명과 건강수명의 차이는 2018년 기준으로 약 18.3년의 차이가 난다. 신체수명과 건강 수명의 차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생애 마지막 20여년은 어딘가 아픈 상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