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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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에 사는 직장인 권모씨(35)는 최근 버스 예약 애플리케이션(앱)인 ‘버스타고’로 인천공항행 공항버스를 예약했다. 돌아오는 버스도 이 앱으로 예약하려고 했지만 아무리 찾아도 노선을 발견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다른 앱인 ‘티머니GO’를 통해 집으로 오는 버스를 예약했다.

권씨처럼 일부 고속시외버스 노선에서 왕복 예매를 하지 못해 불편을 겪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출발지와 도착지의 버스 터미널에서 계약하고 있는 버스 플랫폼 회사가 달라 벌어지는 현상이다. 현재 국내 버스 예약시장은 로카모빌리티의 ‘버스타고’와 티머니의 ‘티머니고’ 양강 체제로 이뤄져있는데, 두 회사간 예약시스템이 통합돼 있지 않은 노선에선 왕복 예매가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경북 포항에서 안동으로 갈 때는 버스타고 앱을 이용하고 안동에서 다시 포항으로 갈 때는 티머니고 앱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외버스 예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티머니고 서비스.
시외버스 예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티머니고 서비스.
시외버스 예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로카모빌리티 서비스.
시외버스 예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로카모빌리티 서비스.
시민들의 불편 호소가 이어지자 국토교통부는 2017년께 ‘시외버스 전산망 연계·호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이원화된 예매 서비스를 통합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2018년 약 2000개였던 연계·호환 노선을 2019년 약 4800개로 늘렸다. 그럼에도 여전히 통합이 안 된 노선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이 같은 노선이 전국에 약 100개가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버스 플랫폼 회사들이 각 터미널이나 지자체를 상대로 공정하게 사업권을 입찰받아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서비스 통합을 강제할 수 없다. 같은 터미널이라면 다른 전산망의 노선까지 한 번에 상호 조회할 수 있도록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는 2022년 시외버스 시간표 데이터를 공공데이터포털에 개방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를 활용해 상용화한 시외버스 예매 플랫폼은 없다. 국토부 관계자는 “모든 노선에 대한 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조회하고 예매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DB)를 100% 통합해나가겠다”면서도 “터미널 운영 사업자가 예매 정보를 양 플랫폼에 올리는 데 동의를 해줘야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최해련/권용훈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