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년 새 교도소 내 인권침해에 대한 진정 건수가 두 배가량 늘어났지만 관련 조사인력은 제자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가 화상조사시스템을 도입해 전국 교도소 구치소를 직접 찾아가지 않아도 ‘원격 조사’가 가능해지면서 조사 효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관련 예산 절감에도 기여했다.

교도소 진정 건수 확 늘었는데… 조사인력 '제자리' 왜?
26일 법무부에 따르면 교도소 구치소 등 교정시설 내 인권침해에 따른 진정사건은 2011년 1164건에서 지난해 2790건으로 6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했다. 교정시설 내 진정사건은 보통 법무부 인권국이나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접수해 처리한다. 국가인권위에 제기된 진정 건수도 지난해 4528건으로 전년(3716건)보다 21.8% 증가했다. 법무부 인권국 관계자는 “수용자들의 인권 의식이 과거보다 높아져 폭언이나 교정시설 내 냉·난방 문제 등 불편함에 대해 진정을 적극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교정시설 수용자는 5만8000여 명이다. 이들이 제기하는 진정사건을 담당할 법무부 인권국 조사관 인력은 6명이다. 진정 건수는 6년 새 2배 이상 급증했지만, 법무부 인권국 담당자 숫자는 늘지 않았다. 업무처리 비결은 화상조사시스템이다.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인권국 사무실에는 화상조사시스템이 있다. 전국 교정시설 수용자들이 언제든지 불편함이나 인권 피해 사실을 바로 인권국에 호소할 수 있고 몸 상태와 상처, 각종 증거도 이 시스템을 통해 조사관에게 보여줄 수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교정시설 화상조사 건수는 이 제도가 도입된 2010년 91건에서 지난해 596건으로 7년 만에 6.5배로 증가했다. 올해까지 누적 조사 건수만 2500건이 넘는다.

이전까지 수용자들의 피해 상황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써야 했던 교정직 공무원들의 반응도 좋다. 법무부는 이 시스템을 2020년까지 전국 56곳 모든 교정시설에 설치하기로 했다. 올해 말까지는 전체 교정시설의 73%인 39곳에 설치가 완료된다. 정부 각 부처 가운데 조사 과정에 화상시스템을 활성화한 기관은 드문 편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