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제1회 부산국제크루즈포럼 참석자들이 손가락 하트 모양으로 단체사진 포즈를 취했다.
지난달 30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제1회 부산국제크루즈포럼 참석자들이 손가락 하트 모양으로 단체사진 포즈를 취했다.
부산항 북항이 대만과 중국으로부터 '한국의 크루즈 다(多)모항' 최적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만이 한·일·대만 등을 잇는 '동북아 크루즈 다모항 체제' 구축에 공을 들이고, 중국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를 계기로 한계에 부딪힌 자국 크루즈 산업의 체질 개선 차원에서 동북아 다모항 체제 운영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제1회 부산국제크루즈포럼 개최

부산국제크루즈연구소(BICI·이사장 이재강)는 지난달 30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한국과 대만 크루즈 관련 전문가와 유관기관, 기업,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동북아 지역연대와 크루즈 허브항, 부산'이라는 주제로 '제1회 부산국제크루즈포럼'(CHAIN CRUISING BUSAN 2018)을 열어 동북아 다모항 체인 크루즈 전략을 모색했다.

이번 행사에는 우쉰펑 대만국제크루즈협회 이사장, 꾸오티엔꾸이 대만국제항만공사(TIPC) 총경리, 리우샤오닝 겐팅크루즈라인 부총재, 리우시린 대만국립가오슝관광대학교(NKUHT) 부총장 등 대만 크루즈 시장의 '큰손'들이 총출동했다. 해양수산부에선 정성기 지역항만발전과장, 오정우 해양레저과장이 참석했다.

배인한 BICI 이사는 이날 "중국 크루즈 관광객 부산 방문 급감에 대처하기 위해 크루즈 시장 다변화와 정기적인 한·중·대만 간 크루즈 다모항 네트워크 구축이 시급하다"며 "주변국 정세와 무관하게 크루즈 관광을 지속함으로써 지역경제와 북항재개발 사업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이번 포럼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부산 북항 항만 재개발, 대만이 주목
대만 여행전문지 '트래벌리치'호 1면 표지모델로 제1회 부산 국제크루즈 포럼 개최 사진이 실렸다.
대만 여행전문지 '트래벌리치'호 1면 표지모델로 제1회 부산 국제크루즈 포럼 개최 사진이 실렸다.
꾸오티엔꾸이 TIPC 총경리는 기조강연에서 "대만 9개 항만 중 6개 항만이 크루즈 항만이며, 이 중 기륭항·가오슝항 2곳이 다모항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대만·홍콩·일본의 크루즈 관광 시장에서 부산 북항이 항만 재개발로 인해 크루즈 다모항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임복순 BICI 소장(남경 금심대학 교수)은 '동북아 크루즈의 재편, 부산의 기회와 역할'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지역 연대를 통해 국내 다른 크루즈항을 같이 키워줄 크루즈항은 부산 밖에 없다. 국내에서 크루즈 선사 체인, 국제공항·KTX 등 교통 인프라, 소비시장, 선사 입항조건, 도시 접근성, 관광 인프라 등을 다 갖춘 곳은 부산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임 소장에 따르면 아시아 크루즈 시장의 87%가 한·중·일과 홍콩·대만을 합한 동북아 주변 지역에 집중돼 있다. 특히 모항과 기항의 비율이 99 대 1인 중국으로서는 2016년 사드 사태를 계기로 크루즈 노선 획일화에 따른 모항만으로의 한계를 실감하고 기항지 확대, 항로 다변화 차원에서 다모항 개념을 지난해부터 집중 연구하기 시작했다. 우리에겐 기회다.

패널로 참석한 정성기 해수부 과장은 "북항재개발 지역은 센텀시티와 같은 주거 위주 개발을 탈피하고 해운거래·금융·관광 등이 발달된 싱가폴·홍콩과 같은 세계적인 해양도시로 발전해야 한다"며 "한·중·일·대만을 크루즈 선박이 정기 운항하는 동북아 최대 크루즈 허브항으로 부산항 북항이 자리잡도록 정부·지자체·항만공사, 크루즈 관련 연구소·협회·단체가 협의체를 구성해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크루즈 준모항’ 부산에 반한 대만 여행객

지난 3월30일 부산에 입항한 14만톤급 대형 크루즈선 마제스틱 프린세스호는 부산을 준모항으로 삼아 3500명의 대만 승객이 현지관광을 즐겼다. 마제스틱 프린세스호는 대만 기륭을 출발해 일본 나가사키, 사카이미나토, 부산, 기륭 일정으로 운항했다. 크루즈 승객들은 부산 남천동 벚꽃길 등 봄 풍경을 만끽하고, 자갈치시장, 해동용궁사, 국제시장 등 부산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봤다.
크루즈선 마제스틱 프린세스호 선상 수영장 전경
크루즈선 마제스틱 프린세스호 선상 수영장 전경
최근에는 대만에서 시작해 일본까지 돌아볼 수 있는 크루즈 여행 상품을 한국에서 출시했다.
아름다운 자연과 고대 류큐 왕국의 흔적이 있는 오키나와, 산호초가 있는 이시가키, 독특한 자연환경과 미식·쇼핑 여행지로 유명한 대만을 한꺼번에 방문할 수 있는 상품이다.

지 챈 프린세스 크루즈 한국지사장은 "크루즈를 이용하면 항공료를 절약하고 숙소, 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 따로 여행할 때보다 경제적"이라며 선내에서 각종 프로그램과 엔터테인먼트도 즐길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고 설명했다.

올 7월까지 프린세스 크루즈의 최신 선박인 14만3천t급 마제스틱 프린세스호가, 7월 중순부터 9월 말까지는 7만7천t급 썬 프린세스호가 투입된다.

여행상품은 3박 4일, 4박 5일 일정 등 두 가지로 마련돼 있다. 3박 4일 상품은 대만~오키나와~대만, 4박 5일 상품은 대만~오키나와~이시가키~대만 일정으로 여행이 진행된다.
상품 가격은 인천/부산~대만 왕복 항공권, 숙박, 식사, 선내 프로그램과 엔터테인먼트, 가이드 비용을 포함해 189만원부터.

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