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과 활동가들이 17일 '지키자 구럼비! 힘내라 강정'이라는 이름의 평화콘서트를 열고 해군기지 건설 백지화를 주장했다.

전국에서 '평화비행기'를 타고 온 참가자와 주민 등 300여명은 이날 오후 강정천 축구장에서 민중가요를 부르는 등 문화행사를 한 뒤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해군기지 부지 주변의 펜스를 거쳐 포구까지 행진했다.

이 과정에서 몇몇 활동가들이 해군기지 펜스에 페인트 계란과 돌을 던지는가 하면 포구 부근에서는 해안 진입을 막는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문화행사에는 '구럼비 해안'에 철조망을 끊고 진입했다가 강제출국 명령을 받은 영국인 앤지 젤터(61ㆍ여)씨도 참석해 "해군기지가 건설되면 아름다운 강정마을이 전쟁기지가 돼 버릴 것"이라며 귀국 후에도 제주해군기지 반대운동을 계속할 뜻을 밝혔다.

이보다 앞서 '제주해군기지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는 제주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해군기지 건설을 밀어붙이고 있어 제주도민의 힘만으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 평화비행기를 타고 왔다"며 구럼비 발파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또 "해군기지가 노무현 정부에서 시작됐지만 구럼비를 폭파한 것도, 수십 년 만에 신부와 목사를 구속한 것도 이명박 정부다"며 해군기지 건설 중단을 촉구했다.

(서귀포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atoz@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