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델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유명 대기업들이 잇따라 스톡옵션제도 폐지 계획을 밝히고 있다고 한다. 국내에도 이 제도를 도입한 기업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경영혁신을 선도해온 이들 기업의 움직임은 주목할 만하다. 백만장자 샐러리맨을 쏟아내며 유행처럼 번졌던 스톡옵션제도가 내리막길로 접어든 것은 기업손익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로 방만하게 운용되면서 회사돈이 빠져나간다는 투자자들의 불만이 고조된 점이 큰 원인이다. 엔론이나 월드컴 회계부정 사건을 계기로 스톡옵션이 의도적 장부 조작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과 경영자들이 주가 유지를 위해 단기실적에만 매달린다는 비판도 배경이 됐다고 볼 수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스톡옵션을 주주총회에서 승인받도록 의무화했고 앨런 그린스펀 FRB(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까지 이 제도를 비난해 스톡옵션은 존폐의 위기에 몰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스톡옵션은 경영진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강력한 인센티브임이 분명하고 실제 이를 통해 성공한 기업도 많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것으로만 몰아붙이기는 어려운게 사실이다. 직원들에게 줄 돈은 별로 없지만 급성장세를 달리고 있는 벤처기업들에겐 이 제도가 여전히 중요한 인재확보수단이 될 것도 틀림없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텔레콤 등 스톡옵션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국내기업들도 세계적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국기업들은 외국기업과 비교하면 경영진에 대한 보상이 인색한 편인데다 이 제도가 경영효율을 끌어올리는 긍정적 측면도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면적 제도 수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어쨌든 세계적 기업들이 이 제도를 폐지하고 있는 점을 계기로 스톡옵션 부여 대상 인물과 부여량 부여방법 등이 과연 적절히 이뤄지고 있는지는 다시 한번 신중히 재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