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 삼성생명투신운용 대표 ykhwang@samsung.co.kr >


"인생을 5개의 공을 허공에서 돌리는 것(저글링)이라 생각해 보자.

이 공들을 일 가족 건강 친구 그리고 영혼으로 이름짓고 모두 공중에서 돌리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일이라고 불리는 공은 고무공과 같아서 떨어뜨리더라도 바로 튀어 오른다는 것을 곧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나머지 다른 4개의 공들은 유리로 돼 있다.

만약 이 중 하나라도 떨어뜨리게 되면 닳고 더러워지고 긁히고 상처입고 심지어 산산이 부서질 것이다.

그리고 다시는 원래의 상태를 회복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여러분은 이런 사실을 이해하고 여러분의 인생에서 이 5개의 공들이 적절히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 글은 연초부터 식자간에 회자됐다.

마치 한편의 명상록 같은 이 글은 바로 코카콜라 사장의 2000년 신년사 내용이다.

개인주의가 팽배한 미국 회사는 각박하고,최고경영자는 스톡옵션이나 챙기며 직원들을 마치 노예처럼 억압하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이 신년사를 보면 그렇지만도 않은 것같다.

서양사회에 비해 동양사회는 직원들을 가족처럼 생각하고자 하는 경향이 훨씬 강하다.

아직도 인정을 미덕으로 알고 친구나 가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 사회에서 이렇게 신년사를 한 최고경영자가 몇분이나 있을지 모르겠다.

출퇴근 만원버스나 지하철에서 시달리고 온종일 일과 씨름하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에게 정신적 안정과 여유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물질주의가 만연해 가는 요즘이야 말로 오히려 정신적 풍요로움을 더욱 절실히 원하고,작은 여유로움에 감동받을지도 모른다.

우리도 최고경영자가 내부 직원과 여유로움이 배어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업문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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