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하반기 유망 업종으로 반도체를 꼽았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지며 플랫폼, 바이오 등 성장주가 탄력을 받을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하반기도 반도체가 주도…플랫폼·바이오 유망"

반도체·2차전지주 급등

3일 코스피지수는 1.49% 오른 2602.47에 장을 마쳤다. 하루 상승폭으로는 지난 2월 16일(1.96%) 후 가장 컸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1일 이후 9거래일 만에 2600선을 회복했다.

이날 상승은 삼성SDI(7.17%) LG에너지솔루션(3.62%) LG화학(3.60%) 등 2차전지주와 SK하이닉스(2.08%) 삼성전자(1.11%) 등 반도체주가 주도했다. 국내 대표 플랫폼기업인 카카오(3.77%)와 네이버(3.56%)도 약 두 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하반기 유망 종목으로 반도체주를 꼽고 있다.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찍었고 인공지능(AI)산업의 발달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2차전지는 테슬라의 올 2분기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하는 등 산업이 구조적 성장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많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 상반기 증시가 예상 밖의 강세를 보였는데 한 분기 정도는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턴어라운드하는 메모리 반도체 종목과 구조적 강세를 보이는 2차전지, 최근 깜짝 실적이 많이 나오는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업종을 하반기에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장주 다시 관심 가질 때”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를 시작으로 전기·전자업종이 하반기에 본격 회복될 가능성 높다”며 “이 영향으로 삼성전기 LG전자 등 정보기술(IT) 종목도 상승 흐름을 탈 것”이라고 했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과 수출이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반도체 등 경기민감주가 하반기에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연말이 다가올수록 환율이 내려가면서 수출 종목의 실적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고 부진하던 성장주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는 의견도 나왔다.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높아져 성장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산업계가 AI에 주목하고 있는데, 이는 생산성 향상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이라며 “이런 흐름이 경제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플랫폼 종목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은 위험요소”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하반기 리스크 요인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꼽았다. 김상훈 센터장은 “미국 물가가 잡히지 않으면 기준금리가 다시 올라가면서 증시가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이는 지방은행 부실 문제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고 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표가 완전히 돌아선 것은 아니다”며 “회복세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으면 경기 둔화 우려가 커져 증시가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G2인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계속되는 것도 위험 요소라는 의견이 나왔다. 김지산 센터장은 “미·중 갈등이 개선되지 않고 악화한다면 증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양병훈/배태웅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