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상장 저축은행인 푸른저축은행이 올 들어 13% 넘게 오르며 사상 최고가 수준으로 치솟았다. 경기 둔화와 금리 하락에 발목이 잡힌 대형 은행과 대비된다는 평가다. 고배당과 견조한 실적, 우수한 재무건전성이 비결로 꼽힌다.
실적·배당 매력 겸비…푸른저축銀 '이유있는 최고가 행진'
25일 코스닥시장에서 푸른저축은행은 90원(1.01%) 내린 8860원에 마감했다. 전날 종가 8950원은 사상 최고가였다. 올 들어 13.59%, 이달 들어서만 6.88% 올랐다. 올해 우리금융지주(-10.58%), KB금융(-3.33%), 기업은행(-0.71%) 등 주요 은행주가 상당수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올린 성과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중금리 하락과 경기침체 우려, 오픈뱅킹(공동결제시스템) 도입에 따른 수수료 수익 감소 우려 등이 은행주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른저축은행은 소리소문없이 올랐다. 2013년 말 2925원이던 주가가 지난 6년 동안 세 배 넘게 상승했지만 증권가에서 분석 보고서는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금융업종을 담당하는 한 애널리스트는 “무리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인한 부실로 2012년 솔로몬저축은행 등 대형 저축은행이 증시에서 퇴출된 뒤 증권가에선 저축은행을 분석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1996년 상장한 푸른저축은행이 여전히 건재한 것은 재무건전성이 우수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공격적으로 영업을 펼치는 일반 저축은행들과 다르게 푸른저축은행은 보수적으로 경영과 여신심사를 하고 있다”며 “지난 1분기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25.0%로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했지만 푸른저축은행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중소기업 등 기업 대출 비중이 94.7%에 달하기 때문이다.

높은 배당수익률도 푸른저축은행의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 푸른저축은행은 지난해 주당 550원을 배당했다. 주당 배당금을 연말 주가로 나눈 시가배당률은 6.63%에 달했다. 올 들어 주가가 13% 넘게 올랐지만 현 주가 기준으로도 배당수익률이 6.15%에 달한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순이익/자본총계)이 10.2%에 이르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 시가총액/순자산)은 0.5배로 낮은 편이다.

푸른저축은행의 고배당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200억원대 순이익이 유지되고,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지분 62.6%를 들고 있어 배당을 많이 받아갈 유인이 크기 때문이다. 구혜원 푸른저축은행 대표는 고(故)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막내딸로 범LG가(家)로 분류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