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로슈의 면역항암제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HD204(제품명 바스포다)의 임상 3상에 대한 결과 분석을 시작했다고 2일 밝혔다.글로벌 임상 3상은 전 세계 17개국에서 650명 환자 대상으로 진행됐다. 중간 분석은 투약 후 장기관찰이 가능한 642명부터 시작한다. 남은 8명의 환자는 6월까지 투약을 완료한 후 연내 중간결과 분석을 마치기로 했다. HD204의 품목허가를 전담하는 어코드 헬스케어와 빠른 상용화를 위해 결정한 투트랙 전략이다.HD204 임상 3상은 유효성 및 안전성 데이터 검토 결과 약물의 안전성이나 효과와 관련된 우려가 나타나지 않아 임상 시험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특히 임상 중간 결과 분석만으로도 품목허가 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코드 헬스케어와의 긴밀한 협력이 진행될 예정이다. 다국적 제약사 인타스의 바이오시밀러 전문 자회사인 어코드 헬스케어는 본사가 위치한 영국부터 품목 허가를 신청하기로 했다.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연매출 2조원의 글로벌 제약사 인타스와 유럽 및 미국, 영국,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 중동 및 북아프리카, 동남아 국가 등 전 세계 주요시장을 망라하는 HD204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HD204의 품목 허가가 결정되면 공급계약 조건에 따라 마일스톤을 수령하게 된다.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관계자는 “임상 3상 분석을 마치는 대로 결과를 발표하고 영국, 유럽, 미국 순으로 품목 허가 절차를 차질없이 진행할 예정”이라며 "원약을 포함해 타사 바이오시밀러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HD204의 판매 준비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셀트리온이 중남미 주요 국가인 페루에서 공공기관 입찰 수주에 연달아 성공하며 처방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2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최근 페루 근로자보험공단(EsSalud) 입찰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가 낙찰됐다. 이번 입찰은 페루 인플릭시맙 전체 물량의 81%를 차지하는 최대 규모로 이달 하순부터 1년간 램시마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일부 사립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을 포함할 경우 램시마는 페루에서 86%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전망이다.수주 성과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넘어 항암 제품으로 이어졌다. 유방암 및 위암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허쥬마’(트라스투주맙)도 페루 보건부(CENARES) 입찰 수주에 성공했다. 해당 입찰은 페루 트라스투주맙 시장에서 약 50% 규모를 차지하고 있으며 올 7월부터 1년간 허쥬마가 공급될 예정이다.셀트리온은 지난 2월 ‘트룩시마’(리툭시맙) 및 ‘유플라이마’(아달리무맙)로 공공기관 입찰을 수주한 이후 페루에 출시한 4개 제품 모두 올해 열린 입찰에서 낙찰에 성공하며 시장 지배력을 과시했다.페루 제약바이오 시장은 정부 입찰이 시장 공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현지 법인을 통해 페루 내 의료진 및 규제기관, 공공기관 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주력했다.셀트리온은 이달 직결장암 및 비소세포폐암 등의 치료에 쓰이는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베바시주맙)를 페루에 출시할 예정인 만큼 후속 제품으로 입찰 성과를 이어갈 계획이다.셀트리온 임병열 페루-칠레 법인장은 “올해 중남미 각지에서 램시마SC, 베그젤마 등 후속 제품들이 순차적으로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페루에서 거둔 성과가 중남미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마케팅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코로나19 백신 기업 모더나를 탄생시킨 미국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털(VC) 플래그십파이어니어링과 삼성의 협력이 구체화되고 있다. 플래그십파이어니어링은 삼성이 보유한 병원에서 신약 개발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인천 송도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에서 차세대 의약품 생산의 도약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삼성 병원, 송도 공장에 꽂힌 플래그십안드레 안도니안 플래그십파이어니어링 아시아·태평양지부 의장(사진)은 1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삼성과의 협력 방안을 밝혔다.안도니안 의장은 “플래그십은 기업을 탄생시키는 데 강점이 있고 삼성은 대규모 생산시설과 인공지능(AI) 기술, 대형병원 및 각종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삼성과 함께) 신약이 개발되는 방식에 혁신적인 변화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안도니안 의장은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앤드컴퍼니에서 34년간 근무하다 지난해 11월 플래그십에 합류했다. 맥킨지 한국사무소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창업형 VC인 플래그십은 투자자, 과학자, 창업자가 함께 일하며 회사를 세우기도, 성장시키기도 한다. 지난 1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누바르 아페얀 플래그십파이어니어링 최고경영자(CEO)가 만나 협력을 공식화했고 현재 세부 계획을 짜고 있다.플래그십은 삼성서울병원 등 삼성의 병원 인프라를 글로벌 임상 가속화의 ‘지렛대’로 삼을 계획이다. 플래그십이 투자했거나 창업한 바이오텍들이 삼성 병원에서 임상을 수행하고 병원은 관련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안도니안 의장은 “세계 신약 개발 데이터는 대부분 유럽과 미국에 치우쳐 있다”며 “삼성의 대형병원을 활용하면 임상에 속도를 낼 뿐 아니라 한국 사람들의 표본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약개발·생산 등 다방면 협력양사의 협력은 임상에만 그치지 않는다. 신약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단계까지 전방위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안도니안 의장은 “새로운 기술과 AI, 디지털, 생물학이 결합하면 기존에 없던 치료법을 찾아낼 수 있다”며 “삼성의 위탁개발생산(CDMO) 시설을 활용해 향후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생산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그는 또 “삼성이 보유한 대규모 생산시설은 CGT 등을 양산할 수 있는 막강한 생산기지”라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비전에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이르면 연내 한국지부 설립플래그십은 삼성뿐 아니라 보건복지부, KAIST, 서울대 등 다양한 기관과 협력해 한국과의 접점을 늘려갈 계획이다. 이르면 연내 한국 지부도 설립할 예정이다. 안도니안 의장은 “기초실험부터 개발, 상업화까지 모든 밸류체인을 다루는 것이 (지부의) 목표”라며 “모든 종류의 협력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향후 주목할 바이오 분야는 CGT와 더불어 AI를 꼽았다. 그는 “디지털 기술은 알고리즘과 코드, 규칙이 있기 때문에 반복적인 결과물을 낼 수 있어 개발 속도가 빨랐다”며 “반면 바이오 기술은 훨씬 복잡하고 각종 실패를 겪어야 하는 분야인 만큼 비교적 개발이 더뎠다”고 했다. 이어 “이제는 두 기술이 수렴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