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홍진경. 사진=유튜브 채널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갈무리
방송인 홍진경. 사진=유튜브 채널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갈무리
구글이 유명인을 사칭해 온라인 사기 광고를 한 광고주 계정을 사전 경고 없이 영구 정지하는 방안을 도입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광고 정책 페이지를 통해 '공인, 브랜드, 조직과의 제휴 또는 이들의 지위를 사칭하거나 허위로 암시해 사용자가 금전이나 개인정보를 제공하도록 유도하는 행위' 금지를 명시했다.

지난달 28일 추가된 이 조항은 기존 규정을 구체화했다. 기존에는 '광고주 비즈니스, 제품,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은폐하거나 허위 정보를 제공해 사용자를 속이는 광고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수준에 머물렀다.

이번 조치로 관련 규정을 어길 경우 '매우 진지하고 심각한 사안'으로 보고 계정을 사전 경고 없이 영구 정지하기로 한 것이다.

위반 여부를 판단할 때는 광고주 광고, 웹사이트, 계정, 제삼자 출처 등의 정보를 검토할 수 있다는 내용도 추가됐다. 이 과정에서 구글의 범용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 등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정상 콘텐츠와 사기성 콘텐츠 차이를 포착한다.

이번 조치는 최근 유명인을 사칭한 온라인 사기와 관련해 각계에서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 이후 이뤄졌다.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 해결을 위한 모임'(유사모)은 지난달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첨단 테크 기술을 가진 세계 최고의 플랫폼 기업들은 현재 범죄 광고를 사전에 필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며 "온라인 플랫폼은 광고로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당시 기자회견에는 개그우먼 송은이, 개그맨 황현희, 존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들이 발표한 성명에는 국민 MC 유재석 등 140여명이 동참했다.

방송인 홍진경도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저를 비롯해 유명인들을 사칭해 투자를 유도하는 사기범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며 "이 시점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스스로 조심하는 것과 메타나 구글 등 플랫폼 자체 기술력이 강화돼 사기 광고를 발 빠르게 탐지하고 차단해 주기를 바라보는 것뿐"이라고 했다.

네이버 또한 유명인 사칭 광고 피해를 신고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칭 광고 관련 키워드를 검색할 경우 고객센터 도움말을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하는 방안 등이 언급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이미 사칭 계정으로 만든 네이버 밴드를 제재하도록 징계 기준을 강화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네이버 밴드 서비스 내 신고 사유에 '사칭'을 추가했다.

유명인 사칭 광고를 누르면 투자리딩방으로 연결되는 사례가 대다수다. 투자리딩방에서는 가짜 정보를 제공해 불법 투자를 유도하거나 악성 앱 가입을 유도한 다음 입금을 요청하는 피싱 범죄가 벌어지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유명인 사칭을 포함한 투자리딩방 불법행위 피해 건수는 지난해 9월부터 4개월간 1000건을 웃돌았다. 피해액만 1200억원을 넘어섰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