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시절 '돈세탁' 혐의 징역 128개월형 확정으로 자격 박탈돼
니카라과서 망명 허용받아…"조작사건 휘말렸을 뿐 결백" 주장
'여론조사 1위' 파나마 前 대통령, 대선 후보 자격 상실
오는 5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파나마 전(前) 대통령이 재임 시절 저지른 중죄로 대선후보 자격을 잃었다.

5일(현지시간) 파나마 선거법원에 따르면 5월 5일 치러지는 파나마 대선에 출마했던 리카르도 마르티넬리(71) 전 대통령의 후보 자격이 선거법원 재판부 결정으로 무효가 됐다.

파나마 선거법원은 보도자료에서 "재판부 3명이 10시간 넘는 토론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며 "5년 이상 징역형을 확정받은 사람은 대통령이나 부통령으로 선출될 수 없도록 규정한 헌법 조항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은 2009∼2014년 재임 당시 불법적인 방식으로 빼돌린 국가 예산으로 이 나라 미디어 대기업인 '에데사'(EDESA) 등 2곳의 회사 지분을 구입하는 데 관여했다.

공공 인프라 계약 눈속임으로 빼낸 자금은 4천391만 달러에 이른다.

파나마 대법원은 지난달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에 대해 128개월 징역형과 1천920만 달러(255억원 상당) 벌금을 확정했다.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은 8명의 대선 후보 중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선거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였던 호세 라울 물리노(65) 전 공공안전부 장관이 소속 정당(RM) 대선 후보로 나서게 됐다.

실형을 받은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은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정부로부터 망명 허용을 받은 상태다.

현재는 파나마시티 소재 니카라과 대사관에 머물고 있다.

그는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정계에서 퇴출하기 위해 만들어진 불법 조작 사건에 휘말렸을 뿐, 저는 결백하다"며 "불의에 직면한 저에 대해 역사는 무죄를 선고할 것"이라고 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