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도 진료 차질 속출…119 환자이송 전 사전연락 요망 고지도
대구 상급종합병원 필수인력으로 겨우 가동…전문의 2교대
전공의 집단 사직 첫날인 20일 대구 상급종합병원 응급실들은 필수 유지 인력으로 운영됐다.

경북대병원 본원 응급실은 이날 오전 응급의학과 필수 유지 인력만 남겨둔 상태였다.

경북대병원 응급실은 전날 오전부터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매주 수·목요일 일반 외과 진료'와 '주말 또는 공휴일 외상성 뇌출혈'을 제외한 일반 뇌출혈 환자를 받지 않는다고 공지했다.

칠곡경북대병원도 '혈관외과 사정으로 주말 환자 수용 불가', '원내 사정으로 119 및 전원 환자 이송 전 필히 연락 후 이송', '이비인후과 의료진 부족으로 진료 제한'이라고 알렸다.

집단 사직 첫날부터 경북대병원 본원에는 칠곡경북대병원과 연계한 비상상황실이 가동됐지만 환자 불편을 막지는 못했다.

대기 환자 A씨는 연합뉴스에 "칠곡경북대병원에 갔다가 경북대병원 본원에서 혈액 관련 추가 검사를 받으라고 안내받아서 어제 오후 3시부터 이러고 있다"며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고 기약 없이 기다리고 있는데 미치겠다"고 밝혔다.

의료진들은 현 사태가 지속될 경우 의료에 큰 공백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북대병원 한 의료인은 "현재까지는 큰 공백이 없으나 현장에 투입된 전문의 분들이 얼마나 버텨주실지 모른다"라며 "의료는 공공재 성향이 강하다.

전공의들이 빨리 현장에 복귀하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대구 상급종합병원 필수인력으로 겨우 가동…전문의 2교대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들이 실제로도 근무하지 않고 있는지 파악 중"이라며 "응급실에서 교통사고 등 응급 외상환자들은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계명대 대구동산병원과 성서동산병원 응급실도 바쁘게 돌아갔다.

응급실에서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2명이 12시간씩 교대 근무에 들어갔다.

파티마병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파티마병원 응급실은 전날부터 정형외과 응급수술이, 안과·신경외과·성형외과는 의료진 부재로 진료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중증 응급질환인 뇌경색 재관류 중재술, 뇌출혈 수술 또한 의료진 부재로 진료가 중단됐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응급실은 전날부터 의료진 부족으로 외과 환자와 신경과 추적관찰 외 발작 환자는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는 소아청소년과·치과 환자를 받지 않았다.

경북지역 사정도 마찬가지다.

경북 안동병원 응급실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12명,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3명이 2교대 근무에 투입됐다.

안동병원은 오는 3월 1일 자로 응급의학과 전문의 2명을 추가로 채용해 이번 사태로 의료 공백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건복지부가 전날 오후 2시 기준으로 파악한 대구 지역 전공의 사직서 제출 현황은 계명대 대구동산·성서동산병원 21명, 경북대병원 179명, 칠곡경북대병원 81명, 대구가톨릭대병원 83명, 영남대의료원 65명, 파티마병원 23명 등 452명이다.

경북 지역에서는 안동병원 15명, 동국대경주병원 38명, 순천향대구미병원 33명, 구미차병원 19명 등 133여명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