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한국부동산원의 청약홈 개편으로 오는 3월 4일부터 22일까지 3주간 아파트 공급 일정이 '올스톱'된다. 저출산 대책 등에 포함된 청약제도 관련 규칙 개정이 10여건에 이르다 보니 이를 안정적으로 시스템에 반영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3월 분양 계획을 잡아뒀던 건설사와 정비 사업지 등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오는 4월엔 총선이 있어 분양 일정을 다시 잡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부동산원은 이날 '청약홈 개편을 위해 오는 3월 4일부터 22일까지 3주간 아파트 신규 입주자 모집공고를 일시 중단할 예정'이라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한국주택협회에 보냈다. 주택협회는 회원사 등을 대상으로 정보를 공유할 계획이다.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 생활숙박시설 등은 청약 일정에 변동이 없고 아파트 청약 일정만 중지된다. 아파트는 공공, 국민, 민영 주택 등 모든 종류의 아파트가 해당한다.

부동산원이 청약홈 서비스를 일부 중단하는 건 2020년 2월 청약홈이 문을 연 이후 처음이다. 정부의 저출산 정책으로 바뀐 신청 자격 등이 오는 3월 25일부터 일괄 적용됨에 따라 부동산원이 대대적인 시스템 개편에 나선 것이라는 설명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그동안 청약제도가 바뀔 때마다 시스템 개편이 이뤄졌지만 한 두 가지 정도여서 서비스를 중단할 수준은 아니었다"며 "하지만 이번엔 열 가지가 넘는 규칙 개정을 반영해야 하는 만큼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일정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에 시스템에 반영하는 개정 사항은 10여가지에 이른다. 민영 주택 공급 가점제 중 입주자저축가입 기간 점수에 배우자 통장 가입 기간을 합산하는 안이 대표적이다. 다자녀 특별공급 신청 자격을 기존 3자녀 이상에서 2자녀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의 규칙도 반영된다. 미성년자 청약통장 가입인정 기간도 기존 2년에서 5년까지 확대하고, 공공주택 신생아 특별공급 유형도 신설됐다.

부동산원은 건설사 등 사업 주체에 미리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분양 일정도 큰 차질을 빚지 않을 것이라는 내다보고 있다. 2월 29일까지 공고를 낸 업체들은 청약 일정을 진행할 수 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사업 주체는 원하는 날짜에 아파트를 공급하는 게 좋겠지만 시스템이 안정성으로 운영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3월을 분양 시점으로 삼았던 사업장은 난감하다는 분위기다. 현실적으로 공급 일정이 4월 총선 이후로 대거 밀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3월 3주간 공급을 못 하면 3월엔 마지막주 한 주만 남게 된다"며 "4월엔 총선도 있어서 수요자의 집중도가 떨어지는 만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