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밥상, 우리가 책임진다" 반찬공장까지 짓는 마포
서울 마포는 서울의 오래된 서부지역 교통 요충지다. '마포나루'라는 지명이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익숙할 정도로 근대까지 수상교통의 핵심지 역할을 했다. 은방울자매의 1968년 곡 '밤 깊은 마포 종점~ 갈 곳 없는 밤 전차~'는 전차의 종점이던 현 마포역 일대의 모습을 그린 노래다. 이곳 광흥창은 삼남에서 올라오는 곡물을 저장하는 '창(倉)'이 있었던 흔적이다.


현재 마포구는 동서로 상당히 길쭉한 형태를 띠고 있다. 서부 끝은 경기도에 가깝고, 동부 끝은 서울 중심과 용산에 맞닿아 있다. 마포구청에 따르면 마포구는 조선 전기에는 한성부 관할구역으로서 성 밖 10리 내에 있기는 했으나 독립된 행정구역은 아니었다. 이후 일제강점기에 서부는 경기도, 동부는 경성부로 편입되었다가 여러 과정을 거쳐 1944년 서대문구와 용산구 일부가 분할돼 현 마포구가 됐다.
"독거노인 밥상, 우리가 책임진다" 반찬공장까지 짓는 마포
마포구의 면적은 23.85㎢이며 인구 수는 36만4000여명으로 40만명을 밑돈다. 주택은 총 14만3331호가 있는데 절반이 아파트(7만5378호)이고 다세대·연립이 3만5953호(25.1%), 다가구가 2만4104호(16.8%), 나머지는 단독(7896호, 5.5%)이다. 마포구에는 주택가도 많지만 기업도 꽤 있다. 마포역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 상업 및 업무지구도 있고,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를 개발한 후 이 일대에 입주한 기업들이 상당히 늘었다.

마포구의 2023년 기준 자치구 기준재정수요 충족도(재정력지수)는 77.7이다. 강남구(158.1) 서초구(99.9) 중구(97.8) 송파구(92.2) 종로구(84.6) 용산구(82.7) 영등포구(81.9)에 이어 8위다. 2023 예산서를 기준으로 보면 지방세(1847억원)와 세외수입(587억원) 등 전체 예산의 33.3%인 2434억원을 자체 재원으로 마련(재정자립도)했다.

실뿌리복지센터·효도밥상 등 예산 배정


마포구는 지난 4일 마포구의회에 8413억원 규모의 2024년도 예산안을 제출했다. 올해보다 8.08% 늘어난 것이다. 일반회계는 8.29% 증가한 7996억원, 특별회계는 4.28% 증가한 417억원을 각각 잡았다.

전체 지출의 절반 이상이 사회복지(55.83%)에 들어간다. 총 4463억원 규모다. 기초연금 등 기본적으로 정부가 약속해 둔 복지 관련 비용 지출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서다. 마포구 내년 예산에서는 기초연금 1142억원, 생계급여 392억원 등이 반영됐다.

여기에 박강수 마포구청장표 복지사업이 더해졌다. 효도밥상과 실뿌리복지센터 등이다. 보편적 복지를 목표로 하는 실뿌리복지센터는 내년 상반기 중 아현동과 연남동 등에 총 8곳이 문을 열 예정이다. 관련 비용 357억 원이 내년 예산서에 반영됐다. 청소년이 사용할 독서실(스터디카페) 조성 등에는 4억3000만원도 잡혔다.

효도밥상은 독거노인들이 식사를 거르지 않도록 구청이 지원하는 식사 서비스다. 현재 500명에게 제공하고 있는데 앞으로 1500명에게 제공할 수 있는 반찬공장을 짓고 있다고 마포구는 설명했다.

외국인관광객 절반은 홍대 찍는다 … ‘핫플된 마포


마포구가 최근 힘을 주는 분야는 관광분야다. 특히 홍대일대(서교동)를 중심으로 하는 상권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코로나19에서 풀려나면서 이곳을 찾는 인구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이 급증하는 중이다.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절반은 홍대를 방문한다는 통계도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이태원 참사로 인한 풍선효과까지 겹쳤다. 최근 홍대가 '핫플'로 떠오른 배경이다.
"독거노인 밥상, 우리가 책임진다" 반찬공장까지 짓는 마포
마포구는 이 일대의 바닥면에 붉은 색 페인트를 칠하고 '레드로드(위 사진)'라고 명명했다. 공영주차장을 없애고 주말 차없는 거리 운영 면적도 넓힐 예정이다. 내년에는 홍대와 인근 지역을 다니는 '마포순환열차버스'도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순환열차버스 관련 예산 8억4000만 원, 관광특구 활성화 7억5000만원이 각각 내년 예산서에 잡혀 있다. 놀이터 및 캠핑장 운영 등에는 4억6000만원, 마포청년나루 운영에는 5억 원이 배정됐다. 박 구청장은 최근 시의회에 예산 계획을 보고하면서 "레드로드 발전소(당인리발전소)와 하늘길(절두산 순교성지로 향하는 합정동 일대 상권) 등이 마포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지역에 대관람차 '트윈 휠(사진)'을 세우겠다는 계획도 마포구 관광산업에는 도움이 될 전망이다. 내년에 순조롭게 착공하면 2028년께 완공될 예정이다.
서울시가 마포구 상암동 일대에 지으려고 계획 중인 대관람차 트윈아이(트윈휠)의 조감도.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마포구 상암동 일대에 지으려고 계획 중인 대관람차 트윈아이(트윈휠)의 조감도. /서울시 제공
마포구는 이외에 환경 497억 원(6.22%), 문화 및 관광 400억 원(5.01%), 일반공공행정 285억 원(3.56%), 보건 205억 원(2.57%), 국토 및 지역개발 159억 원(1.99%), 교육 141억 원(1.77%), 교통 및 물류 127억 원(1.59%)을 각각 내년도 예산으로 편성했다.

박 구청장은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도 2024년에 반환점을 도는 ‘새로운 마포, 더 좋은 마포’의 주요 사업들이 동력을 잃지 않고 구민을 위해 추진될 수 있도록 예산안을 면밀하게 살폈다”라며 “2024년에도 구민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